宋, 조국 자녀 입시 비리 사과하면서도 검찰·언론 비판
조국 회고록 대해선 "검찰·언론 융단폭격 반론 요지서"
한동훈, 작심 비판…"조국 책, 뇌피셜…진실은 판결문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송 대표는 조 전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 문제를 대하는 민주당의 '내로남불' 태도를 "통렬하게 반성한다"고 했지만,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와 언론의 태도에 대해선 비판했다. 조 전 장관 부인의 법정 구속을 이끈 자녀 입시용 표창장 위조 혐의 등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반쪽짜리 사과'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송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회'에서 "법률적 문제와는 별개로 자녀 입시 관련 문제에 대해선 조 전 장관도 수차례 공개적으로 반성했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보고 반성해야할 문제"라며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면서 공정과 정의를 누구보다 크게 외치고 남을 단죄했던 우리들이 과연 자기 문제와 자녀들의 문제에 그런 원칙을 지켜왔는지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송 대표는 "좋은 대학 나와 좋은 지위와 인맥으로 서로 인턴 시켜주고, 품앗이 하듯 스펙 쌓게 해주는 것은 딱히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런 시스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청년에게 좌절과 실망을 주는 일이었다"고 했다.
송 대표는 조 전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 문제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법률적 문제와는 별개로", "딱히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등의 표현을 사용하면서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또 "(조 전 장관 가족이) 검찰의 가혹한 기준으로 기소가 돼서 법정에 서 있다.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의 기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가족 비리와 검찰 가족의 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1심 판결에서 자녀 입시 비리 관련 혐의는 모두 유죄, 사모펀드와 증거인멸 관련 혐의는 일부 유죄를 인정받아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다. 조 전 장관도 입시 비리 및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혐의 등으로 기소 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조 전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에 대해 송 대표는 "일부 언론이 검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쓰기하여 융단폭격을 해온 것에 대한 반론 요지서로 이해하고 있다"며 감쌌다. 언론이 사실관계 확인은 건너뛰고 검찰 자료를 무차별적으로 받아쓰기를 했기 때문에 조 전 장관은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나선 것이라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그러나 정작 조 전 장관은 진실을 다투는 법정에서 300번 넘게 증언을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반면 SNS에 자신의 입장을 간간히 밝혀왔다. 통상 SNS 글쓰기나 회고록 등 저서 출간은 위증의 부담이 따르지 않는 일종의 '장외전'으로 통한다.
야권은 송 대표의 '조국 사태' 사과에 대해 혹평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반성의 진정성도 실천 의지도 찾아볼 수 없는 '말의 성찬', '속 빈 강정'"이라고 했고,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참새의 깃털보다 가벼워 보이는 진정성 없는 사과"라고 했다.
한동훈 "조국 사태, 룰·상식 파괴해 나라 후지게 만들어"
한편 2019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재직 시 조 전 장관과 그 가족 비리 수사를 총괄했던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지난 1일 발간된 조 전 장관의 회고록에 대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한 검사장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책이 수백 쪽이다. 이렇게 할 말 많은 사람이 왜 법정에서는 수백 번씩 증언을 거부하면서 아무 말 안 하는지 모르겠다"며 "책을 보니 새로운 내용 없이 조국이나 추종자들이 SNS, 유튜브에서 반복해 온 내용들 그대로다. 하나같이 사실이 아닌 뇌피셜들"이라고 했다.
그는 "판결문 한 번만 읽어 보시라. '뇌피셜'말고 '사실(fact)'은 거기 있다"며 "정경심, 조범동, 조권 판결문의 유죄 범죄사실들, 유재수 감찰 무마 등 조국 공소장들, 이성윤 공소장의 조국 관여 사실들이 다 공개되고 평가받았는데도 아직도 이런 말 하는지, 마치 다른 세상 사람 같다. 속을 사람도 이제는 별로 없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리를 저지른 것' 자체보다 '권력으로 비리를 옹호한 것'이 훨씬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며 "조국 사태는 룰과 상식을 파괴해서 이 나라를 굉장히 후지게 만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