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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되는 美·中 디지털 화폐 패권다툼…‘비트코인’까지 덮치나


입력 2021.06.07 06:00 수정 2021.06.04 17:04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CBDC 안착 위해 가상화폐 제재…시세에 부정적 영향

장기적으론 상호보완적 관계…지불수단으로 공존 가능

중국 법정 디지털화폐(왼쪽)과 실제 지폐(오른쪽).ⓒ연합뉴스/로이터

미국과 중국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각국 정부가 디지털 화폐의 시장 안착을 위해 가상화폐 제재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향후 CBDC 주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연구 및 공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직접 나눠주는 등 보다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31일 진행한 추첨을 통해 시민 30만명에게 총 4000만 위안(약 70억원)을 나눠줬다. 시민들은 오는 15일까지 지급받은 디지털 위안화를 결제 가능 상업 시설에서 사용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여기에 더해 디지털 위안화를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CIPS)’에 연동하는 작업도 함께 추진 중이다. CIPS는 중국이 지난 2015년 출범한 조직으로 97개국 1000여개 금융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에 미국 역시 CBDC 주도권 확보를 위해 디지털 달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국제결제은행(BIS) 같은 국제기구들과 디지털 달러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보스턴 연준과 매사추세츠공대(MIT)는 다음달 중 ‘디지털 달러 백서’를 내놓을 계획이다.


그 동안 미국은 민간 금융회사들의 이해 관계와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을 이유로 디지털 달러 추진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디지털 위안화를 앞세워 달러 패권에 도전한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디지털 달러 도입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실제 최근 미국 학계와 정부는 “디지털 위안화는 달러화 패권(覇權)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며 중국과의 경쟁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강경론이 득세하고 있다.


비트코인 관련 이미지.ⓒ픽사베이

이처럼 미국과 중국의 CBDC 패권 다툼이 격화됨에 따라 잠재적 위험요소인 가상화폐 제재 역시 본격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 시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중국 정부가 금융기업들의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금지하는 강력한 제재 조치를 내놓으면서 4월말 6만4000달러로 사상 최대 가격을 기록했던 비트코인은 지난달 28일 기준 3만6000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업계에서는 CBDC의 등장이 단기적으로는 가상화폐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호보완 관계로 공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향후 가상화폐 역시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시세가 안정화되고 CBDC외의 지불수단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각국 정부가 CBDC의 발전을 위해 기존 가상화폐 규제에 나서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단기적으로는 가치가 떨어질 수는 있지만 향후 사용자가 많아지게 되면 변동성이 낮아지고 지불수단으로서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상화폐는 CBDC가 프로그래밍이 필요한 화폐로 만들어야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두 화폐는 서로 상호보완적 관계를 가져가며 함께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상화폐가 자산 이상의 가치를 갖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가상화폐를 정부가 공인하지 않는 만큼 향후 지불수단으로서의 기능은 제한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가 탈 중앙화 성격을 띠고있는 만큼 화폐로서의 기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각종 규제 도입으로 자산의 역할만 하게 될 경우 가치 상승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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