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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지구당 부활' 논의 본격화…워크숍에서도 요구 분출


입력 2024.05.31 00:30 수정 2024.05.31 00:37        데일리안 천안(충남) =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군불 뗀 한동훈 "지구당 부활이 '정치개혁'"

원외위원장들도 크게 호응…"풀뿌리 민주주의 강화 개혁될 것"

당권주자들, 원외위원장 지지 확보 위해 적극 찬성 반응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셋째줄 오른쪽 두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30일 오후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2대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서로에게 격려의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구당 부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선 가운데, 관련 법안이 발의되는 등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30일 열린 '22대 국민의힘 국회의원 워크숍'에서도 당권주자들을 중심으로 '지구당 부활' 요구가 분출됐다.


지구당은 전국 254개 국회의원 선거구 단위로 설치된 중앙당의 하부 조직으로, 지역 주민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지난 2002년 당시 한나라당의 '차떼기' 불법 대선자금 전달사건 이후 지구당이 불법 정치자금의 온상이 된다는 지적을 받으며 2004년 폐지됐다.


이후 국민의힘은 당원협의회를 중심으로 원외 조직을 운영해왔으나 당원협의회는 정당법상 조직이 아닌 만큼 지역 사무실과 직원을 두는 것이 금지됐다. 이에 따라 지역 정치활동이 위축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최근 한 전 위원장이 '풀뿌리 민주주의' 활성화를 위한 '지구당 부활'을 주장하면서 논의가 촉발됐다.


한 전 위원장은 30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차떼기'가 만연했던 20년 전에는 지구당 폐지가 '정치개혁'이었다"면서도 "지금은 기득권의 벽을 깨고 정치신인과 청년들에게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다만 우리 국민의힘이 총선 과정에서 국민들께 약속했던 특권폐지 정치개혁 과제들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국민들께서는 지구당 부활을 국민을 위한 정치개혁이 아니라 정치인들끼리의 뻔한 흥정으로 생각하실 것"이라고 언급했다.


원외조직위원장들도 크게 호응하고 나섰다. 원외조직위원장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구당은 정당의 풀뿌리 조직으로서 민의를 일상적으로 정치에 반영하는 대의민주주의 첨병이자, 당원이 주인되는 정당민주주의 구현의 토대가 되는 중요한 정치조직"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런 순기능을 갖는 지구당이 20년 전 정치개혁의 희생양이 됐던 이유는 지구당 조직을 정치 실력자들의 줄세우기 수단으로, 지구당위원장의 선거 사조직으로 변질시켰던 후진적인 정치풍토가 당시에 만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막걸리 고무신 선거'가 사라졌고 '차떼기' '박스떼기'도 사라졌다. 지구당과 지구당 후원회 부활은 우리가 이미 청산한 과거를 부활시키는 일이 아니라 깨끗한 정치를 공평하게 실천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와 정당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새로운 정치개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원외위원장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당권주자들의 움직임도 발 빨라지기 시작했다.


윤상현 의원은 22대 개원 1호 법안으로 지구당 부활 내용을 담은 지역정치 활성화법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충남 천안에서 열린 22대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외위원장들이 지역에서 정치활동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문자도 제대로 못 보내고 당협 사무실도 만들 수 없다"며 "정치 신인의 진입 장벽을 계속 높이 쌓는 게 현재의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정치 활성화법은 정치 신인이 정치권에 진입할 수 있는 장벽을 낮춰주는 정치개혁 법안"이라며 "지역민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에는 "다른 당의 당협위원장이 활동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이라 반대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수도권과 중원에서 우리가 가진 의석은 19석밖에 안 된다. 우리가 활동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야 할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구당이 '돈 먹는 하마'라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폐지된 것인데), 기성 정치인들이 (신입의) 진입 장벽을 높여놓은 반(反)개혁 법안"이라며 "돈 문제는 선거관리위원회가 투명하게 관리하면 된다. 문제가 생기면 수사기관이 있다"고 짚었다.


안철수 의원도 "예전에 비해서는 부작용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이제야말로 당협위원장이라든지 지역위원장들이 사무실도 내고 후원금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함으로써 정치신인들이 새롭게 등장해 기존 정치인들과 경쟁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 그렇게 되면 유권자들이 더 혜택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경원 의원은 "원외위원장을 해본 사람으로서 지구당이 얼마나 필요한지 안다"라며 "결국 돈 문제, 비용 문제라고 생각한다. 평소 지구당을 해야 한다고 여러 번 이야기 해왔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당 지도부도 관련 논의에 돌입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한 차례 짧게 논의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비대위원장이 당에서 관련 내용을 검토하라고 말했고, 검토 내용에 따라 결과가 나오면 원내에서도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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