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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김경수 복권, ‘차기 주자’ 떨어뜨릴 수는 있다?


입력 2024.08.12 07:07 수정 2024.08.12 07:07        데스크 (desk@dailian.co.kr)

휴가 첫날 통영 가 정점식 만난 뒤 김경수 복권 보도

金의 고성-통영 지역구 라이벌 鄭의 역할에 주목

韓에 위험한 金 출마 길 터 주려는 윤석열의 의도….

김경수 민주당 후보 되면 이재명과 파괴력 비교 불가

윤석열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 데일리안 DB

대통령 윤석열이 드루킹 댓글 조작 범죄자 김경수에게 복권을 시켜 주기 직전이다.


그는 지난해 MB(전 대통령 이명박)를 사면할 때 형기 5개월을 남긴 김경수도 함께 석방해 주면서 복권은 제외했었다. 그 남은 빚을 갚으려고 하는 것이다.


빚이라는 건 윤석열의 마음에 그런 빛이 보여서 하는 말이다. 그는 부인 김건희가 상대방의 몰래 녹음 공개를 통해 잘 알려진 대로 노빠다. 김대중보다 노무현을 더 좋아한다.


김경수는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으로서 봉하 마을 집사 역할을 하다 선거판에 뛰어들어 국회의원도 되고 경남 도지사도 됐다. 급기야 미래 대권 주자 칭호까지 달았다.


그의 사면 당시 법무부 장관 한동훈은 반대했다. 그는 이번 복권에도 반대하고 있다.


“민주주의 파괴 범죄를 반성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정치를 하라고 복권해 주는 것에 공감하지 못할 국민이 많을 것이다.”

김경수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형이 확정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유죄를 일관되게 부정하는 사람이다. ‘드루킹’ 김동원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부터 문재인 당선을 위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한, 허익범 특검의 수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진실은 법정 밖에 있다’라거나,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제자리로 돌아온다’라는 갖은 수사(修辭)를 구사하며 결백을 외쳐 왔다. 지난번 사면 때도 자필로 ‘가석방 불원서’라는 걸 써 꼿꼿한 정치범의 풍모(風貌)를 보이려 했다.


“가석방 심사는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절차다. 무죄를 주장하는 입장에서 가석방은 원하지 않는다. MB 사면의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

컴퓨터 범죄는 일반인들 상식 너머에 있는 영역이라서 그가 얼마나 큰 범죄를 저질렀고, 그것이(이게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과연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사실 확신할 수 없다. 그래서 그가 더 큰소리를 치는 이유도 될 것이다.


한동훈이 그동안 국민 공감을 들이대며 반박한 이슈들은 대부분 판단이 어렵지 않은 것들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이해 충돌의 소지도 있다. 왜?


차기 대선은 그가 출전을 예약해 놓은 경기다. 김경수가 복권되면 그 경기에 나설 자격이 주어지는 건데, 그의 도전 가능성은 100%라고 많은 사람이 관측한다.


한동훈은 자기가 겨루는 시합에 적수로 나올 확률이 매우 높은 사람의 자격 부여에 대해 ‘그건 안 된다’라고 의견을 내는 입장이 되어 버렸다. 이 고약한 상황을 윤석열이 만들어 내고 있다.


시점도 묘하다. 김경수 복권은 그전까지 전혀 가능성이 있는 얘기로 들리지 않았었다. 그의 복권 제공이 야당 분열 획책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거니와 무엇보다 아군에 득이 될 수 없는 카드였기 때문이다.


이러던 것이 윤석열의 휴가 중에 180도 돌변했다. 첫 휴가지가 하필이면 고성-통영이었다. 그가 시장 상인들과 파안대소하는 사진이 난 바로 휴가 첫날, 이 지역구 여당 의원 정점식을 만난 것이다.


정점식이 누구인가? 한동훈 당 대표의 세 체제 구축에 브레이크를 걸려다가 친한계 사퇴 압박에 밀려 할 수 없이 정책위의장 자리에서 물러난 친윤계 그 사람이다. 윤석열은 이 정점식을 위로하려고 일부러 휴가 첫 일정을 통영으로 잡았다.


김재섭 말대로 “진한 앙금이 느껴지는” 행보라 하지 않을 수 없고, 윤석열의 통 크기를 또 한 번 드러낸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뒤끝’으로만 끝나지 않아서 문제다. 심상치 않은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고성-통영은 김경수의 고향이기도 하다. 정점식의 라이벌이었지만, 김경수의 체급은 이미 대권 주자로 올라서 있기에 이제 더 이상 라이벌이 아니다. 한동훈의 라이벌이다.


정점식은 한동훈의 기세에 백기를 들면서도 곱게 물러서진 않았다.


“당헌상 당 대표는 정책위의장에 대한 면직권을 갖고 있지 않다. 앞으로 의총 추인을 받아 선출될 후임 정책위의장께서 추경호 원내대표와 함께 국민의힘을 잘 이끌어달라.”

공허한 해석이고 당부다. 한동훈에 대한 반감과 복수 예고를 다른 말로 표현했다. 그 심사(心思)가 윤석열과의 휴가 대작(對酌)에서 김경수 복권을 안주로 이심전심 통하지 않았을까?


김경수는 이재명을 제치고 진보좌파 단일 대선 후보가 된다면 파괴력에서 이재명과 비교가 안 된다. 호남 아닌 경남과 서울대 출신에 56세로 젊고, 잡범 이미지의 이재명 인물 문제로 지지를 꺼리는 반보수 중도 표를 대거 가져갈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동훈에겐 이재명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대다. 친 보수우파 표만 가지고는 이기기 어렵다. 비 보수는 물론 반보수 중도/무당층 상당수 표 끌들이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윤석열이 이 어려운 싸움을 만들고 있다. 죄를 인정하지도 않고 가석방도 원치 않는 사람을 굳이 사면해서 추가로 복권까지 하사하면서 말이다.


‘현직 대통령은 차기 여당 대선 후보를 되게 할 수는 없어도 떨어뜨릴 수는 있다’라는 속설을 그는 증명하고픈 것일까?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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