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 "尹대통령 부부 사과하라…청문회도 개최해야"
국민의힘 "민주당도 정무위서 고인에게 고압적 자세"
국민권익위원회 간부 사망을 두고 여야 정쟁이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야권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사과와 청문회 개최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이들이 죽음을 이용해 정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맞섰다.
야당 정무위원들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인은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이 '종결' 처리된 것과 관련해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해 괴롭다'는 취지로 지인들에게 하소연했다고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고인의 죽음에 책임을 느끼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청문회 필요성을 강조하며 "김건희 여사 명품백 조사와 종결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부당한 외압이나 업무 지시가 있었는지, 권익위를 정치의 도구로 전락시킨 이들은 누구이며 고인을 죽음으로 내몬 진정한 배후는 누구인지, 누가 그에게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도록 종용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그간 국민의힘에 권익위원회 청문회를 통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번번히 묵살당했다"며 "만약 또 한 번 국민의힘이 청문회 요청을 외면한다면 윤석열 살인정권, 공범 권익위, 방조자 국민의힘이라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며 크나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전임 정부에서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낸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권익위 고위 간부 사망과 관련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했다.
전 의원은 "윤석열 정권이 강직한 공직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진상을 반드시 규명해 억울한 구천을 맴도는 권익위 국장의 영혼을 위로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서 이 문제 또한 다루겠다는 입장이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김 국장의 죽음과 윗선 외압 관련 진상을 반드시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파상공세에 국민의힘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민주당 역시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고인을 압박한 책임이 있다고 반격한 것이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나도 (김 여사 명품백 사건을 종결한) 권익위의 결정이 납득하기 어려웠고, 그 이후에 나온 해명들도 국민 눈높이에는 안 맞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정치적으로 이 사건을 과잉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민주당에도 분명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무위 비금융 업무보고 때 이분(고인)을 직접 일으켜 세운 게 민주당"이라며 "통상 담당자를 직접 자리에 세우지 않는다. 그런데 모든 민주당 의원들이 현안에 대해 권익위에다 질문을 쏟아놓고 이걸 과잉정쟁화 시켰던 것부터 반성을 해야 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전날 고인이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 응급헬기 이용 관련 사건 조사를 담당했던 것을 언급하며 "당시 정무위 회의장에서 민주당은 고인을 증언대로 불러 고압적 자세로 압박해 심적 부담을 가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죽음을 이용해 정쟁을 부추기고, 분노와 증오심을 유발하는 민주당의 행위는 고인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정무위원들은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죽음을 다시 한번 애도하면서 야당이 이 사건을 정쟁 소재로 이용한다고 유감 표명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