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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려지는 '대선 캠프' 속 재편되는 '국민의힘 내부지형' [정국 기상대]


입력 2025.04.14 04:10 수정 2025.04.14 04:59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김문수, '환노위·경기도' 인연 현역 조력 '기대'

홍준표 '현역 30명' 인선 예정…"조직력 강화"

한동훈, '당내 친한계 의원 지지' 세력화 완료

한덕수 출마설 변수…불출마자 세력도 눈길

21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광역시장(사진 왼쪽부터, 가나다순) ⓒ데일리안DB

국민의힘 대권 잠룡들이 출마 선언하면서 당내 의원들도 각 캠프를 따라 재편되는 모습이다. 다수의 잠룡들이 출사표를 던진 만큼, 추후 경선 과정에서 얼마 만큼의 '조직표'를 확보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어 지금부터 재편되는 당 내부지형이 대권가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일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선 캠프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으로 김재원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을 임명하는 첫 인선을 단행했다. 이외 박용찬 국민의힘 서울 영등포을 당협위원장을 공보메시지단장으로 임명하며 지금까진 원외 인사를 중심으로 캠프를 꾸리는 모양새다.


당 안팎에선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김문수 캠프에 다수의 현역 의원이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10일 SBS 뉴스브리핑에 나와 직접 "현역의원들은 내가 고용노동부 장관을 했기 때문에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함께 했던) 임이자 의원이나 김위상 의원 등 위원도 있고, 또 대구·경북 국회의원이나 경기도 국회의원들 아주 반가워했다"면서 이들의 캠프 합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대하빌딩에 자리 잡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 역시 당내 현역 의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2차 경선에서 지난 대선과 같이 '당원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 룰을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21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윤석열 후보는 일반국민 조사에서 13만7929표(37.94%)를 획득해 당시 홍준표 후보의 17만5267표(48.21%)보다 3만7338표(10.27%p) 뒤졌다. 하지만 책임당원 투표에서 21만34표로 57.77%를 얻어 홍 후보(12만6519표·34.80%)를 8만3515표(22.97%p)차로 압도했다. 윤 후보는 결국 도합 누계 34만7963표(47.85%)로 30만1786표(41.50%)의 홍 후보를 제치고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었다.


이에 홍 전 시장은 '친홍계'라 분류될 수 있는 김대식 의원 등 다수 인사를 캠프에 포진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건 김대식 의원이다. 지난 2017년 홍 전 시장이 자유한국당 당대표를 맡았을 당시,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임명됐던 김 의원은 지금까지도 대표적인 '친홍계'로 분류된다. 현재 원내수석대변인이란 당직을 지니고 있어 당장 캠프 합류가 어렵긴 하지만, 김 의원의 합류는 추후에라도 이뤄질 수 있단 분위기다.


이외에도 직전까지 대구시장을 지냈던 만큼, 당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진 TK 소속 의원들이 대거 홍 전 시장을 조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지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조직지원총괄부장을 지낸 이영수 새미준(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중앙회장이 홍 전 시장을 도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 친윤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의 홍준표 캠프 합류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홍준표 캠프 관게자는 "다음주 개소식 이후 그 주 안에 30여 명에 가까운 현역 의원들이 홍 시장의 지지를 선언하면서 캠프에 속속 합류할 것"이라며 "캠프 전반적으로 경선 결과에는 자신이 있다. 우리의 목표는 본선에 가 있다"고 말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사진 왼쪽부터) ⓒ데일리안DB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의 세력 역시 무시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한 전 대표가 당권을 잡고 있을 시기에 만들어진 '친한계' 의원들이 지금까지도 공개 행보에 자리를 드러내며 확실한 충성심을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이들은 '시작2' '언더73' 등 텔레그램·유튜브 채널을 따로 운영하면서 확실한 세력화에 성공했단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만큼 현재 친한계의 면면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있다. 6선 조경태 의원이 좌장으로 자리하고 있는 가운데 3선 송석준, 재선 배현진·김형동·서범수·박정하 의원과 정성국·박정훈·고동진·한지아·안상훈·김예지·김소희·우재준·진종오·정연욱·김건 의원 등이 포진하고 있다.


복병으로 여겨지는 건 현재 꾸려질 가능성이 있는 '한덕수 캠프'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를 종용하는 당내 세력을 일컫는 '한덕수 캠프'는 현재 적게는 15인에서 많게는 40인까지 거론되고 있다. 가장 뚜렷하게 활동하고 있는 건, 현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의원(3선)이다. 이외에 재선의 박수영 의원 역시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가장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원내 의원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1일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나경원 의원 캠프의 움직임 역시 주목해야 한단 의견이 나온다. 이번 주말을 거치면서 김문수 전 장관과의 접점을 넓힌 만큼 어느 쪽으로 단일화가 되더라도 '김문수-나경원'을 향한 확고한 당내 지지세가 함께 움직일 수 있단 판단에서다.


또 다른 변수 중 하나는 불출마를 선언한 잠룡들의 세력을 누가 가져가느냐 하는 점이다. 지난 12일 갑작스레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잠룡들 중 가장 먼저 출마를 내려놓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향한 당내 의원들의 포섭 여부가 향후 경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단 분석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금 의원들이 당장 이름을 내놓기 어려운 건 또 다른 계파 움직임으로 보여 당이 갈라질 수 있단 인식 때문인데, 사실상 이미 전부 (각 캠프별로) 갈라져서 물밑활동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1차 경선은 넘어간다 하더라도 2차 경선에서 4인으로 좁혀지면 당내 의원들의 표를 어떻게 확보할지가 중요해질 것이기에, 이들을 노릴 물밑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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