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올해 11월 도쿄돔에서 일본 야구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일본야구기구(NPB)는 17일 일본 도쿄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11월 15일부터 이틀 동안 일본 도쿄돔에서 한국과 일본의 야구 국가대표 평가전을 치른다"고 발표했다.
기자회견에는 허구연 KBO 총재를 비롯해 류지현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NPB 총재,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대표팀 감독 등이 참석했다.
한국과 일본은 2025시즌 종료 뒤 야구팬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하기 위해 평가전을 준비했다. 2026년 3월 개최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대표팀 선수들의 실력과 컨디션을 점검하기 위한 무대이기도 하다.
허구연 KBO 총재는 "일본 대표팀은 최근 많은 국제대회에서 최고의 자리를 놓치지 않은 세계 최강의 팀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일본을 이긴 기억이 없다. 평가전이 개최되는 11월은 2026년 WBC를 3개월 여 남겨둔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우리 대표팀에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이번 평가전은 WBC를 3개월 앞두고 치르는 매우 중요한 경기다. 이 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할 수 있고, 최종 엔트리에 승선할 수 있는 선수를 가늠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은 일본(1위)·대만(2위)·호주(12위)·체코(15위)와 C조에 배정됐다. 상위 2개국이 8강에 진출(미국)하는데 이번에도 만만치 않는 경쟁 불가피하다. 한국 야구는 최근 WBC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WBC에 한이 맺힌 한국 야구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다. 평가전에 메이저리거들의 참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한국 야구팬들로서는 본 대회에 참가할 빅리거들의 최근 활약을 보면 벌써부터 설렌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는 시즌 초반 빅리그를 흔들고 있다.
이정후는 이날 미국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펼쳐진 ‘2025 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맹활약으로 11-4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타율 0.338.
이정후는 1회 초 1사 2루에서 MLB 정상급 우완 애런 놀라의 체인지업을 노려 우전 안타를 뽑고 타점을 올렸다. 4-4 맞선 5회초에는 놀라의 커터를 공략해 2루타를 터뜨렸다. 2경기 연속 2루타. 시즌 10번째 2루타를 기록한 이정후는 이 부문 MLB 전체 1위를 지켰다.
17경기에서 10개의 2루타를 터뜨린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이정후의 타격감은 절정에 달했다. KBO리그 단일시즌 최다 2루타 기록(49개)을 세운 2020시즌 보다 더 빠른 페이스다.
지난 주말에는 뉴욕양키스타디움서 3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샌프란시스코 중계진도 이정후 활약에 감탄하며 “이정후가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일본 대표팀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도 가장 주목하고 있는 선수로 이정후를 꼽았다.
2루타 1위 이정후와 함께 홈런 공동 1위 토미 현수 에드먼(30·LA 다저스)도 눈길을 모은다.
한국 출신 이민자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 에드먼은 2023 WBC에서 한국 국가대표로 뛰어 국내 야구 팬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선수다. 당시에는 11타수 2안타로 부진했지만, 최근의 활약을 보면 정말 큰 기대를 품게 한다.
2019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에드먼은 2023시즌 뒤 다저스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NL 챔피언십시리즈 MVP에 선정될 만큼 눈부신 활약을 펼친 에드먼은 지난해 11월 다저스와 5년, 7400만 달러(약 1054억원)에 연장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은 초반부터 무시무시한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16일 경기에서는 빅리그 데뷔 후 네 번째로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벌써 6개의 아치를 그리며 홈런 부문에서는 오타니 쇼헤이 등과 함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직 한국대표팀 합류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유틸리티 플레이어' 에드먼까지 대표팀에 가세한다면, 공격력 증강은 물론 수비에서도 다양한 작전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