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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 공식화...언제, 몇 번 올릴까?


입력 2021.06.24 13:52 수정 2021.06.24 13:57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추가 금리인상 예고 “금리 1~2번 올려도 완화적”

7~8월 금통위 소수의견, 10월 이후 첫 인상 유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못박으면서 구체적 시점과 인상 횟수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자산가격 거품, 가계부채 폭증,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4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적절한 시점에 통화정책을 질서있게 정상화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가 ‘연내’라고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해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내리고, 같은 해 5월 사상 최저인 연 0.5%로 낮춘 뒤 이달까지 8차례 동결해왔다.


특히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한 두 차례 인상한다고 해도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박종석 부총재보와 의견을 같이 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박 부총재보는 ‘금리를 한 두 번 올리게 된다고 해도 긴축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까지 예고하면서 활 시위를 당긴 것으로 해석된다.


◆ 금융불균형·물가상승 우려...명분 쌓는 한은

한국은행은 그동안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빚과 금융불균형 위험을 경고하며, 금리인상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해왔다. 지난 22일 발표한 ‘2021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는 가계부채와 자산시장 과열이 우리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금융취약성지수(FVI)를 새롭게 도입,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실물경제 타격에 대해 분석한 결과 현재의 금융 불균형 수준에서 극단적 경우 10%의 확률로 GDP 성장률이 연 -0.75%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 불균형이 3년간 지속되면 역시 10%의 확률로 경제성장률이 연간 -2.2%로 낮아진다는 전망이다.


실제 가계부채는 심각한 수준이다. 가계와 기업의 민간신용(빚)은 4226조원으로 연간 명목 GDP의 2배를 넘겼다. 더불어 서울 지역 부동산의 ‘고평가(버블)’ 가능성도 언급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이 투자자금 조달을 위한 차입 증가와 맞물리며 금융불균형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금융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라도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으로 물가상승 압력도 커졌다. 5월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6%로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도는 상태다. 하반기에도 2% 내외를 등락할 전망이다. 지난 2년간 0%대에 그쳤던 근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도 5월 1.2%까지 상승했다. 2019년 9월 이후 1%대 중후반에 머물렀던 기대인플레이션도 올해 들어 2%를 넘어섰다.


이 총재는 이날 “경기회복세가 빨라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상황”이라며 “현재 경기회복세와 물가수준, 금융불균형에 맞는 금리정책 정상화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추이 ⓒ 뉴시스
◆ 7~8월 금통위 소수의견...4Q 인상 예상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하반기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빠르면 8월, 늦어도 11일 한은이 금리인상에 돌입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7월, 8월, 10월, 11월 모두 4차례가 남아있다. 금융권 등을 종합하면 오는 7월과 8월에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10월이나 11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고, 내년 1월이나 2월 추가로 0.25%p 더 인상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오는 7월과 8월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온 뒤 오는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내달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8월 한은이 경제장률 전망치(4.0%)를 상향 조정하면, 3분기로 인상 시점이 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은은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는 전제로 연간 경제성장률을 최대 4.8%까지 전망한 바 있다.


다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위해 1년 내 두 차례 이상 금리를 올렸던 적은 2008년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경기 회복국면에 들어섰던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였다. 해당 기간 금리를 5차례 올린 바 있다. 이후 2017년 11월, 2018년 11월 1년 한번씩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상 시점 및 횟수는 경제 상황 경기회복세와 물가는 물론이고 금융 불균형 진행 정도,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 전개에 달려있다”며 “금리정책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에 경제주체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 하기 위해 시장과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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