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연속 월드컵 최종예선서 격돌
역대 전적에서 9승 9무 13패로 열세
2-6 참사, 주먹 감자 사건 등 깊은 악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가 쉽지 않은 조편성에 걸리며 험난한 여정을 앞두게 됐다.
한국은 지난 1일 발표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편성에서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과 함께 A조에 속하게 됐다. B조에는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오만, 베트남이 들어갔다.
눈길을 모으는 것은 이란과의 만남이다. 지난 3월 평가전에서 0-3으로 패한 아픈 기억이 있는 숙적 일본을 피했지만 또 다시 껄끄러운 이란을 상대하게 됐다. 여우를 피하니 호랑이를 만난 격이다. 이란과는 역대 전적에서 9승 9무 13패로 열세다. A조에 편성된 국가 가운데 한국이 유일하게 상대 전적에서 밀리는 팀이다.
특히 한국은 2011년 1월 아시안컵 8강전(1-0 승) 이후 10년 넘게 이란을 상대로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6경기 성적으로 한정하면 2무 4패다.
이란과는 참으로 질긴 악연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부터 4회 연속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만나게 됐다. 아시안컵에서는 1996년부터 5개 대회 연속 8강서 격돌하기도 했다.
자주 만난 만큼 안 좋은 추억도 많이 간직하고 있다.
1996 아시안컵 8강에서 당한 2-6 참패는 이란이 아직까지 물고 늘어지는 흑역사로 남아있다. 2013년 6월 울산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예선 경기에서는 경기력에서 압도하고도 치명적인 실수로 0-1 패배를 당했다. 패배 직후에는 이란의 사령탑이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 감자'를 날려 마찰을 빚기도 했다.
악명 높은 이란 원정에서는 아직 승리가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은 1979년 9월 테헤란아시안게임 본선에서 당한 0-2 패배를 시작으로 이란 원정서 2무 5패를 거두고 있다. 최종예선이 정상적으로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다면 10월 12일 또 한 번 부담스런 원정길에 올라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란의 전력이 예전만큼 위협적이지는 않다는 점이다.
이란은 2차 예선을 C조 1위로 통과했지만 한 때 3위로 처지는 등 탈락 위기까지 내몰렸다가 가까스로 기사회생했다. 1포트에서 유럽파가 대다수인 일본보다는 오히려 더 수월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란의 손흥민으로 불리는 사르다르 아즈문(제니트)의 발끝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아즈문은 지난 시즌 러시아리그서 19골을 기록하며 가공할만한 득점력을 과시했다.
이 밖에 이란 선수 최초로 포르투갈 명문 FC포르투에 입단한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도 경계대상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