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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업계, 하반기 반등 기대 꺾였다…지속된 악재에 ‘침울’


입력 2021.07.09 07:01 수정 2021.07.08 21:23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코로나 4차 유행 조짐…“유흥시장 등 주 판매 채널 침체”

활로 모색 안간힘…“홈술 공략·판로다각화”

고객이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양주를 고르고 있다.ⓒ롯데마트

위스키업계가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이 사실상 확실시되면서, 하반기 장사에 또 다시 타격을 입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로 위스키 주요 판매처인 유흥시장이 크게 침체하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9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약 1476억원이다. 전년 대비 13.9% 감소세다. IMF 외환위기를 겪던 1999년(1292억) 이후 가장 적은 수입액을 기록했다.


위스키 시장의 불황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매출 하락의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유흥채널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접대문화가 사라지고 홈술족이 크게 늘어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면세점 판매량도 급감했다. 위스키는 면세점에서의 판매 비중이 높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업체 별로 내부 문제도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수년간 임금교섭 등을 둘러싸고 노동조합과 대치하며 진통을 겪고 있다.


노조 탄압 논란은 국내 위스키 업체 ‘골든블루’에서도 일고 있다. 지난 4월 골든블루 노조가 설립되자 일부 임원이 노조에 가입한 직원을 색출하거나 탈퇴를 회유 또는 강요했다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 활동을 방해하지 않았으며 정당한 절차를 통해 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외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달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골든블루가 수입, 유통하고 있는 타이완 싱글몰트 위스키 ‘카발란’이 지난달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에 처음으로 입점되었다.ⓒ골든블루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새로운 거리두기 개편안 적용으로 하반기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핑크빛 기대감이 컸지만, 한 달도 안 돼 기대는 절망으로 바뀌었다.


지난달에는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이 7개월여 만에 문을 열면서 긍정적 기류도 형성됐다.


현재 면세점 주류 코너는 수입 양주 브랜드인 디아지오와 페르노리카와 국내 브랜드 골든블루 등이 입점해 있다. 전체 판매량의 10~20%가 면세제품으로 판매된다.


이에 따라 골든블루는 최근 타이완 싱글몰트 위스키 ‘카발란’의 인천공항 면세점 판매를 시작하며 하반기 장사 준비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하게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하반기 장사에 또 다시 ‘빨간 불’이 켜지자 생존법에 고심하고 있다.


저도주를 앞세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략도 그 중 하나다. 일본 시장 벤치마킹을 전면에 앞세운 것이다.


위스키 브랜드들은 위스키에 대한 관심 증가를 저변 확대 기회로 삼기 위해 새로운 경험과 낮은 도수를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부드러운 저도주나 칵테일 레시피를 적극 소개하는 등 노력에 힘쓰고 있다.


디아지오는 지난해에 이어 올 하반기 역시, 홈술과 하이볼로 가닥을 잡았다. 집에서도 위스키와 쉽게 페어링할 수 있는 조합 추천이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하이볼 레시피를 소개하는 방식을 통해 위스키 판매량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통망을 넓히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업조직 재편을 통해 대형마트,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입점을 확대하며 소비자 접점 늘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골든블루는 지난 2018년 5월부터 덴마크 맥주 ‘칼스버그’를 수입 유통하고 있다.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 지난해 국내 수입맥주 시장에서 상위 10위권에 처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외에도 국산 농산물을 활용한 숙성 증류주 ‘혼’으로 제품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저도주 출시와 함께 휴대가 용이한 소용량 제품 출시 확대 등 소비 지형을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독주를 기피하는 트렌드 등으로 고도주인 위스키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지난해부터 모든 유흥주점이 일시 휴업에 돌입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흥시장을 제외한 하이볼 마케팅 만으론 반등을 꾀하기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주류 문화가 바뀌고 있는 만큼, 꾸준히 브랜드 이미지를 재설정하고 구축해 젊은 수요층에 친근하게 다가가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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