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달러 안착 과정서 강한 규제 동반 가능성
사용처 제한될 경우 가치하락 불가피…불안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 시 기존 암호화폐는 필요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비트코인 시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파월 의장의 이같은 발언이 향후 암호화폐에 대한 강력한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14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의 디지털화폐가 있다면 스테이블코인(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도 필요 없고 암호화폐도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디지털 달러가 기존 암호화폐 대비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것이 (디지털 달러에) 찬성하는 강한 주장 중 하나”라고 답했다.
이처럼 미국에서도 디지털 화폐 도입과 기존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대장주 비트코인 시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CBDC의 도입은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도입하지 않겠다는 뜻과도 같기 때문에 가치 하락 전망에 좀 더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 CBDC 안착을 위해선 중국의 선례처럼 기존 암호화폐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동반되기 때문에 가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가 탈 중앙화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화폐로서의 기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각종 규제 도입으로 자산의 역할만 하게 될 경우 가치 상승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비트코인은 박스권에 갇혀 좀처럼 반등에 나서질 못하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0분 기준 1비트코인은 3856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0.4% 하락한 가격이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3856만6000원에 거래 중이다.
가상화폐는 주식과 달리 거래소 단위로 거래 가격이 매겨지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가상화폐라도 거래소에 따라 가격에 다소 차이가 있다.
특히 호재로 예상되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미국 증권위원회(SEC)가 다시 한 번 미루며 투자심리가 더욱 얼어붙은 상황이다. 이날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SEC가 검토할 것이 많다는 이유로 비트코인 ETF 승인을 가을로 미뤘다고 보도했다.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234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1.3% 떨어진 가격이다. 업비트(234만3000원)에서도 비슷한 가격을 보이고 있다.
한편 연준은 국제결제은행(BIS) 같은 국제기구들과 디지털 달러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CBDC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오는 9월께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