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인 최재형 ③] '스포트라이트' 속 정치 입문 최재형, 넘어야 할 과제는

화려한 조명 속 입당 최재형

부족한 조직세·인지도 약점

조기 입당으로 반전 모멘텀

"이제 정치력으로 극복해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모바일 입당원서를 작성한 뒤 박진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직을 사퇴한 지 17일 만에 '제1야당'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며 사실상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특정 인사를 향해 이례적인 '입당 환영식'을 개최할 정도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정치에 본격 입문한 최 전 원장이지만, 지금의 기세를 살려 실제 대권을 거머쥐기 위해선 넘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는 관측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최 전 원장의 약점으로는 우선 정치경험 부족으로 인한 △약한 조직세 △인지도 부족 등이 거론된다. 자칫 향후 펼쳐질 첨예한 대선 정국에서 아마추어적인 모습을 보일 경우 최 전 원장에게 쏟아진 많은 관심이 비판으로 변화될 가능성도 크다는 예측이다.

하지만 그간 공직에 오르기 전 최 전 원장을 둘러싸고 진행됐던 인사청문회 등에서 본인 및 직계 가족을 둘러싼 결격 사유가 전무하다시피 했던 만큼, 정치신인으로서 불가피하게 가질 수 없는 이러한 약점들을 조기에 극복만 한다면 보다 넓은 스펙트럼의 지지층을 확보하고 돌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긍정적 시선이 혼재한다.

최 전 원장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시기에 '제1야당'인 국민의힘 플랫폼에 합류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도 이 같은 맥락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벌써부터 당내에 최 전 원장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세력이 형성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지지율이나 인지도 면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보다 아래인 최 전 원장이 만약 윤 전 총장처럼 바깥에서 우물쭈물했다면 누구 하나 섣불리 나서기 어려웠을 것"이라 언급했다.

또 다른 당내 핵심관계자는 "최 전 원장이 입당을 결정하며 제1야당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조직의 일정 지분을 부여받았다고 보면 된다"며 "향후 경선 과정에서 최대주주로 올라 설 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조기 입당 결정은 묘수였다고 본다"고 전했다.

따라서 최 전 원장이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본인의 정치력을 몸소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다. 레드카펫을 밟고 들어와 자신의 역량을 펼칠 여건이 충분히 갖춰진 만큼, 이제는 최 전 원장 스스로 명확한 철학과 비전 및 조직 장악력을 발휘해 세를 키워나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페이스북에서 "마침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하락 현상을 보이고 있는 시점이라, 최 전 원장의 등판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되었다"며 "아직까지 정권교체를 이룰 확고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야권 지지층의 기류를 감안하면 아마도 당분간 최재형이 상승세를 타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정권교체를 원하는 층에서는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이기에, 결국에는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흐름이 대세가 될 것이다. 윤석열 한 사람에게만 목을 매던 야권의 상황이 제법 달라진 것"이라 설명했다.

실제 정치권 안팎에서는 최 전 원장의 국민의힘 입당 후 민심의 변화 여부가 감지될 향후 대선 주자 여론조사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무소속 상태에서 4~5% 정도를 기록하던 최 전 원장의 지지율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을 경우 '최재형 바람'으로 번질 가능성이 큰 덕분이다.

단 국민의힘 입당에도 불구하고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이 정체를 거듭할 경우, 새로운 모멘텀을 찾아내야 하는 추가적인 과제에 직면하게 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 참여 선언과 국민의힘 입당까지의 과정은 대체적으로 합격이었지만, 이제 막 출발선 앞에 다다른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며 "'정치인 최재형'으로서의 진면모를 얼마나 임팩트 있게 보여주느냐가 그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