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마녀김밥 등 잇따라 논란
코로나19 사태에 엎친 데 덮친 격
소비자 불신으로 이어질까 조마조마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여름철 위생 논란까지 연이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사자들은 소비자 불신이 업계 전반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 한 번 낙인이 찍히면 폐업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6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위생 이슈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최근 한 언론은 공익신고자의 제보를 바탕으로 올해 1월 서울 소재 맥도날드 한 매장이 폐기 대상으로 정한 햄버거 빵 등의 식자재를 버리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폐기물 재활용 영상은 지난해부터 1년 가까이 수십 차례 촬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공익신고자는 다음날 쓸 재료를 준비하면서 남은 재료에 스티커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폐기물 재활용이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여기에 경기도 분당에서 프랜차이즈 김밥집 2곳을 이용한 고객들이 식중독 증상을 보이는 사태도 발생했다. 두 지점에서 닷새 동안 팔린 김밥만 무려 4200여줄에 달해 식중독 증상을 보이는 추가 환자 발생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은 먹는 음식을 다루는 만큼 다른 업종 대비 특히나 더 소비자와의 신뢰가 중요하다”며 “하나의 업체에서 위생 이슈가 발생하면 유사 업종까지 피해를 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식업계 위생 이슈는 곧 폐업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식자재 관리와 점주 교육, 그리고 위생관리에 각별히 공을 들이는 시기”라며 “최근 위생 이슈가 연이어 터지고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식업계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봉쇄 조치와 다름없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벌써 3번째 연장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식자재 가격급등에 인건비 부담, 여기에 식중독 우려까지 더해진 탓이다.
가장 큰 문제는 포비아 현상이다. 외식업 특성상 한 업체에서 위생 이슈가 발생하면 그 공포로 인해 해당 음식 자체를 꺼리는 현상이 한동안 지속된다는 점이 문제다.
맘카페 등을 통해 리뷰라도 잘못 달리면 사형선고를 받는 것과 다름이 없다.
서울시 서대문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김모(40)씨는 “최근 경기도 김밥집 식중독 이슈로 이래저래 걱정이 많다”며 “평소와 같이 김밥이 팔리긴 하지만 계란을 빼달라는 손님도 있고, 매일 김밥을 찾던 손님도 며칠 사이 안 보이기도 했다. 타격이 전혀 없다곤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름철 위생관리는 아무리 조심해도 불시에 예상하지 못하는 곳에서 터지기 때문에 뉴스 한 번 터지면 폭탄 안고 장사하는 심정으로 조마조마하다”며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분식을 비위생적인 음식’으로 잘못 인식하고 더 이상 찾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소비자 ‘먹거리 불안’은 공포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미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는 ‘외식 주의보’도 내려졌다.
며칠 사이 김밥을 먹고 탈이나 소비자가 크게 늘자 “마음 놓고 외식 못 하겠다”, “김밥은 당분간 안 사먹는게 좋겠다”등의 반응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임신부라고 밝힌 한 고객은 포털사이트 리뷰를 통해 “지난달 29일 김밥을 먹고 39.2도의 고열, 복통, 설사 증상이 생겨 코로나인줄 알고 검사를 받았다”며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고 뭐가 문제인가 했는데 김밥이었다. 아무 약도 못 쓰고 너무 힘들다”고 남기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당초 4분기로 예정돼있던 분식업계 집중점검을 3분기로 당겨 8월부터 곧장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분기별로 식품 안전 집중점검을 시행하는 분야가 나뉘어 있는데, 이번 집단 식중독 사태로 인해 점검 시기를 당기게 된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최근 김밥 업체들을 비롯해 위생 논란이 잇따르는 만큼, 분식집을 포함해 여러 외식업체들을 대상으로 식자재 관리와 위생 등을 철저하게 점검해 국민들이 마음 놓고 안전한 식품을 먹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