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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국가를 위해 희생한 영웅들의 귀환


입력 2021.08.19 13:01 수정 2021.08.19 22:20        데스크 (desk@dailian.co.kr)

영화 ‘챈스 일병의 귀환’

세계 최강의 국가들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웅들에게 예우와 정성을 다한다. 영웅들의 희생을 잊은 나라는 국가로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일제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까지 나라를 지켜준 영웅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발전된 대한민국이 있을 수 없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영웅들의 귀환을 다룬 영화 중에 가장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 영화는 2009년 발표된 ‘챈스 일병의 귀환’이다. 영화에서 마이클 스트로블 중령(케빈 베이컨 분)은 이라크전에 참여했다가 미국에서 전략분석의 일을 맡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전사자 명단에서 자신과 출신지가 같은 19세의 챈스 펠프스 일병을 발견하고 그의 유해를 유족이 있는 곳까지 운구하는 임무에 자원하게 된다. 영화는 유해 운구 과정에서 미국민들이 국가를 위해 희생된 영웅에 대해 얼마나 큰 경의를 보내고 엄중한 예우를 하는지 잔잔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2004년 미국 해병대의 챈스 펠프스 일병의 유해를 운구한 마이클 스트로블 중령이 신문에 기고한 글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마이클 중령은 당시 20페이지에 달하는 일지를 작성했고 이 글은 군사 블로그와 매체에 소개되면서 HBO에서 영화화했다. 영화가 처음 소개되었을 때 200만명이 관람했고 이후 재방송으로만 500만명이 동시에 시청한 작품으로 중령이 일병의 유해를 이송하는 이례적인 일을 담았다.


나라를 지키는 정신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보여준다. 영화에는 스펙터클한 장면이나 화려한 컴퓨터그래픽이 사용되지 않았다. 과장되거나 인위적으로 가공한 흔적도 없다. 그저 유해 운구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낼 뿐이다. 하지만 정성을 다해 국가를 위해 희생한 전사자와 유족을 예우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 관객들의 감동을 낳게 한다. 영화에서 보듯이 미국은 조국을 위해 헌신한 국민에 대해 최대한 예우를 다한다. 그들의 숭고함에 대한 기억은 유산이 되고 마침내 국가의 영혼이 된다. 영화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과 남은 가족을 어떻게 예우하는지를 보면 미국이라는 국가의 정신(魂)이 어떻게 창조되고 지켜지는지 알 수 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전사자에 대한 국민들의 존중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따로 근무수칙이 있는 건 아니지만 유해가 비행기에 탈 때 기장과 공항 노무자들은 자발적으로 도열해 경례를 한다. 착륙 전 기장의 안내에 따라 승객들은 모두 조용히 자리에 머물러 유해를 에스코트하는 군인을 먼저 내리게 한다. 대형 트레일러 운전사는 챈스의 운구차를 보자 모자를 벗고 라이트를 켜고 앞에서 길을 인도하고 모든 차량들은 운구차를 앞지르지 않고 전조등을 켠 채 뒤따른다. 영화는 미국민들의 국가를 위해 희생한 전사자들을 예우하는 법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국가를 위해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을 희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개인주의가 만연하는 시대에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에게 국가 존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영화 ‘챈스 일병의 귀환’은 우리에게 국가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양경미 /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영화평론가 film1027@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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