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젠더 이슈 등 소비자 민감…부정이슈 터지면 불매로 직결
최근 수년간 관련 규제 늘면서 분쟁 증가했다는 주장도
“상생할 수 있도록 정부가 판을 깔아주는 것이 중요”
최근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갈등이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외 이미지 하락으로 가맹점 매출이 줄어들 경우 본사까지 타격을 입는 구조라 소비자는 물론 가맹점주 관리에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업황이 전반적으로 부진을 겪으면서 가격 정책을 놓고 가맹점과 소비자 사이에서 난감하다는 가맹본부의 하소연이 늘고 있다.
맘스터치는 최근 가맹점과의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가맹점주협의회 활동을 막기 위해 부당하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허위사실 유포로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된 만큼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앞서 BBQ, BHC, 피자에땅 등도 가맹점협의회 설립과정을 주도한 점주들의 계약을 해지하면서 맘스터치와 비슷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올 4월에는 달걀 샌드위치 프랜차이즈인 에그드랍은 본사의 광고비 인상 통보에 반발해 가맹점협의회가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한 사건도 있었다.
반대로 가맹점주의 가격 인상 요구를 반영해 소비자가격을 올렸다가 뭇매를 맞는 가맹본부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 경우 SNS를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하면서 가격 정책을 주도한 가맹본부는 물론 가맹점도 매출 감소 피해를 입고 있다.
업계는 최근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분쟁 그리고 가격 정책을 놓고 소비자와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난감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맹점 매출이 늘어야 본사도 수익이 나는 구조인 만큼 가맹점은 물론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소비자도 모두 중요하기 때문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갑질, 폭행 같은 범죄와 연루된 프랜차이즈 기업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사례가 많았다면 최근엔 가맹점 상생 같은 도덕적 이슈나 젠더 이슈에 소비자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SNS 등 인터넷 상에서 한 번 불매운동의 표적이 되면 이전 수준으로 이미지를 회복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업계에서는 코로나 보다 불매운동이 더 무섭다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가맹사업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 발의가 늘면서 업계 내 분쟁이 더 늘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여당이 주축이 돼 내놓은 가맹사업법 개정안에는 가맹점주 단체에 단체교섭권을 부여하는 것을 비롯해 ▲계약갱신요구권 기한 삭제 ▲광고‧판촉 시 사전 동의 의무화 ▲가맹점사업자의 거래조건의 협의 거부 불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개정안의 면면만 보면 대부분 가맹점주의 권리를 높여주는 내용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점주들의 불만도 큰 상황이다.
지난 5월 정부가 발의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보면 가맹점사업자단체가 되기 위해서는 가맹점의 30%가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이를 두고 업종 별로 반발이 거세다. 5만 곳이 넘는 편의점의 경우 사실상 단체 구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갈등은 영원한 과제”라면서도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재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모든 문제를 규제로만 풀 수는 없다. 상생할 수 있도록 정부가 판을 깔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갈수록 강화되는 규제에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가맹점 관리는 물론 사업의 전반적인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최근 매물로 나왔던 맘스터치, 투썸플레이스, 놀부, 노랑통닭, 공차 같은 브랜드들은 주로 사모펀드가 인수했다. 같은 업종에 있는 기업들이 외면하는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