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우리금융 지분 10% 매각…사실상 완전민영화

'희망 수량 경쟁' 입찰 실시

지주 사외이사 추천권 부여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내부 전경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가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일부 매각을 결정하면서 완전 민영화에 속도를 낸다. 이번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15.13% 중 최대 10%를 다수 투자자에게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할 방침이다. 이번에 선정된 입찰자 가운데 4% 이상 지분을 매입한 투자자에게는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하는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9일 금융위원회는 제190차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의결'에 따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15.13%중 10%를 매각한다. 이번 매각은 지난 2019년 마련된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로드맵'에 따른 조치다.

금융위는 장기투자자 확보가 가능한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지분 매각을 실시한다. 총 매각물량은 10%다. 최소 입찰물량은 1%이며, 실제 매각 물량은 입찰 결과 등에 따라 변동이 가능하다. 다음달 8일 투자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하고, 11월 중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낙찰자 선정이 이뤄지면 연내 매각절차가 종료된다.

입찰자에 대한 인센티브로 4% 이상 신규 취득한 투자자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매각 규모에 따라 예보는 최대주주 지위 및 비상임이사 추천권을 상실한다. 기존 주주도 4% 이상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면 사외이사 1인 추가 추천이 가능하다.

이번 매각의 특징은 그동안 정부가 진행했던 블록세일 방식이 아닌 경쟁입찰 방식으로 실시된다는 점이다. 금융위는 장기투자자 확보가 가능하고 매각수량‧가격 등에 있어 블록세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희망수량 경쟁입찰을 매각을 추진한다.

낙찰자 결정기준은 원칙적으로 입찰가격 순이다. 비가격요소도 일부 반영된다. 원칙적으로 예정가격 이상으로 입찰 가격을 제출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입찰가격 순으로 결정하되 과점주주 매각 특수성을 감안해 비가격요소도 일부 반영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공적자금을 지속적으로 회수하면서 총 89.6%의 회수율을 기록했다. 특히, 2016년 12월 예보가 지분 29.7%를 과점주주에게 매각해 민영화를 진전시키고 금융산업 발전에도 기여한 바 있다. 앞서 지난 4월 9일에도 예보는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17.25% 가운데 2%를 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했다. 당시 매각된 지분 총량은 1445만주다. 주당 1만355원으로 1493억원 규모다.

금융위는 이번 매각으로 우리금융지주의 사실상 완전한 민영화가 달성될 것으로 평가했다. 예보가 아닌 민간 주주가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주주 중심의 경영이 더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추가적인 공적자금 회수로 국민 부담이 경감되고,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완전 민영화를 계기로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더 상승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위는 향후 입찰 과정에 대한 영향으로 자세한 투자수요 현황을 밝힐 수는 없지만, 현재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잠재적 투자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매각가격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예보가 우리금융 주가를 매각할 때 공적자금 손실을 보지 않을 수 있는 적정 주가를 1만2000원 내외로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예정가격과 관련된 부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공개하기 어렵다"며 "예정가격은 입찰 마감 직전에 공자위에서 결정할 예정이며, 주가 수준, 기업가치, 공적자금 회수 규모 등 다양한 변수가 고려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