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장률 세 번의 경제위기 거치며 큰 폭으로 하락
10년내 0% 수준으로 수렴해 성장절벽 도달 가능성
“잠재성장률 제고, 차기정부 정책 1순위돼야”
세 번의 경제위기를 거치며 한국경제가 저성장 기조의 구조적인 고착화가 진행돼 온 가운데 성장잠재력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고 향후 10년 내 우리 경제의 성장이 멈출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27일 ‘성장률 제고를 위한 전략과 비전’이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생산·소비·투자 등 대부분의 거시경제 지표는 암울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성장률은 과거 2010년 6.8%에서 최근 2020년 0.9% 수준까지 가파르게 하락했다. 소비 및 투자가 국내총생산(GDP)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민간소비성장률은 2010년 4.4%에서 2020년 –5.0%까지 역성장 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아니라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을 담당하였던 수출증가율은 지난 2010년 13.0%에서 2020년 –1.8%로 하락했으며 2010년 2.9%였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한국은행의 물가목표치인 2%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0.5%(2020년)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률 역시 2010년 7.7%에서 2020년 9.0%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서 분석한 시계열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세 번의 경제위기(외환위기·금융위기·코로나19)를 거치며 과거 8.3%에서 최근 2.2% 수준까지 가파르게 하락해 온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10년내 잠재성장률은 현재 수준보다도 더 낮은 0%대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이같은 결과는 기저효과 및 수출호조에 따른 경기회복세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이후의 거시경제지표가 어둡게 전망되면서 성장잠재력 자체가 저하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더욱 주목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잠재성장률 둔화의 주요 원인이 제도적 측면에서는 성장전략의 한계, 환경적 측면에서는 경직적 노동시장 및 기술혁신성 둔화라고 지목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연구결과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글로벌 주요국 중 가장 빠른 수준의 속도로 하강하고 있다”며 “성장 정책의 한계 속에서 생산요소의 양적확대와 모방형 기술진보에 기대왔던 것이 잠재성장률 하락의 주요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현상황에 대해 기저효과 및 수출호조에 따른 착시효과가 경제현실을 일시적으로 가리고 있지만 실상은 지속성장과 도태의 갈림길에 선 위태로운 상황으로 진단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의 전환기에도 경제성장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혁신역량 제고와 함께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의 동시극대화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성장사다리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규제혁파를 통해 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 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유연한 노동시장으로 전환해 나가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실현의 꿈에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성장률 제고는 차기정부의 정책 1순위 과제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