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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승부사 기질 '꿈틀'…'홀로서기' 승부수 던졌다


입력 2022.01.05 00:05 수정 2022.01.05 00:26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5일 11시 '선대위 완전 해체' 발표

최소 인력의 중앙선대본부로 거듭

김종인·이준석 복귀 여지 없어진다

"尹 철학 투영된 후보 중심 선대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중앙선대위 완전 해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후보의 일정·동선·메시지 등을 지원하는 최소 규모의 인력과 조직만 남긴 채, 3월 9일까지 63일 간의 대선 레이스를 치러내겠다는 것이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자연스레 배제되고 이준석 대표의 복귀 여지도 사라지는 수순이다.


윤석열 후보는 5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중앙선대위 완전 해체와 내년 3·9 대선까지 후보 지원을 위한 최소 규모의 중앙조직 운영을 골자로 하는 선대위 해체안을 발표한다.


만 하루 반나절만에 승부수가 나온 셈이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3일 오전 한국거래소 현장 일정 중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방아쇠를 당긴 '선대위 전면 인적 쇄신안'을 얻어맞았다. 윤 후보는 직후 즉각 향후 일정을 취소하고 오후 내내 당사에서 회의를 거듭하며 의견을 수렴했다. 이후 4일에는 하루종일 서초동 자택에 머물며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장고를 거듭한 끝에 이같은 안을 확정한 것이다.


윤 후보의 구상에 따라 새로 구성될 중앙선대본부에는 종래의 선대위원장이 없어지고, 후보 밑에 선대본부장을 필두로 후보의 일정·동선·메시지를 지원할 최소 인력만 운영된다. 기존 중앙선대위 상층부를 구성했던 공동선대위원장과 총괄본부장 등은 각자 지역구 등 전국 각지로 하방해 선거운동을 돕는다.


본부장 위의 직급이 사라지는 만큼 기존 총괄선대위원장이었던 김종인 위원장은 굳이 해촉·배제라고 할 것도 없이 자연스레 자리가 없어진다. 당연직 상임선대위원장 급인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 복귀 공간도 사라진다. 향후 복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될 소지 자체를 제거하는 것이다.


이같은 후보 중심, 최소 지원인력 위주의 중앙선대본부 구성은 무엇보다 후보가 중심이 되고 후보의 가치와 철학을 이해하는 인력 위주로 경쾌한 선거 캠페인을 전개했으면 하는 윤 후보 본인의 필요성 절감으로부터 비롯됐다고 한다. '후보는 하라는 대로 연기만 하라'는 발언 등 김 위원장에 대한 거듭된 실망과 분노도 이러한 결단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석열 후보측 핵심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후보의 가치와 철학이 투영될 수 있는 후보 중심의 선대위이자, 가장 캠페인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선대위가 돼야 한다"며 "선대위를 전체적으로 해체해 선거 캠페인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는 슬림한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후보가 선대위 조직에 관한 것들로 골치 아프게 생각을 해야하는 일이 없어질 것"이라며 "선대위가 해체되고나면 국민이 원하는 정책 중심의 행보를 가볍게 펼쳐나갈 수 있게 된다"고 기대했다.


'윤석열다움' 초심 갖고 국민 속으로
"윤석열의 몸에 맞는 옷 입겠다는 것"
전통 보수 지지층 요구 수용한 승부수
성패는 지지율 반등 여부에 달렸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이준석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만 하루 반나절만의 결단은 이례적이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해 11월 5일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두 달 동안 이렇다하게 한 일도 없이 지지율만 속절없이 까먹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위촉 문제로 한 달, 이준석 대표 문제로 또 한 달을 흘려보냈다.


더 이상 금쪽같은 시간을 선대위 조직 문제로 허비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대선 사상 유례없는 승부수를 던진 것에는 검찰총장 시절의 승부사 기질이 '꿈틀'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시절 문재인 대통령·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살아있는 권력'과 맞설 때, 추 전 장관의 '인사 전횡'으로 총장의 팔다리가 돼야할 대검 참모진이 잘려나간 상황에서도 혈혈단신의 뚝심과 결기를 보여줬다.


당시 국민들을 매료시킨 바 있었던 그같은 초심과 '윤석열다움'이라는 자신만의 모습으로 국민 속으로 다시 한 번 다가가겠다는 각오다. '홀로서기' 승부수가 던져진 배경이다.


핵심 관계자는 "윤석열식의 정치와 대선후보로서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기본적 장치를 장착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며 "선대위의 해체와 개편 방향은 윤석열의 몸에 맞는 옷을 입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같은 승부수의 성패는 지지율의 추이에 달렸다. 정치는 '결과책임'이다. 의도가 아무리 좋았더라도 결과로 보여주지 못하면 그 승부수는 실패한 승부수가 된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의 배제는 윤 후보를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자리로 밀어올린 당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 보수 지지층의 줄기찬 요구사항이었다. 따라서 윤 후보의 승부수는 이른바 '집토끼'의 재결집에는 일정 부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도층과 2030 세대의 반응은 미지수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31일과 올해 신정 이틀간 대선후보 지지율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36.8%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39.9%)에 비해 오차범위 내에서 열세였다. 특히 윤 후보는 지난해 11월 26~27일 설문에서 45.3%를 찍은 이래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의 한 전직 의원은 "결국 선거에서는 지지율로 말을 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후보의 김종인·이준석 배제, 선대위 해체라는 승부수의 성패 여부는 줄곧 이어지고 있는 지지율 하락세를 멈춰세우고 반등을 이뤄내야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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