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0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합니다. 국내에선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20대 초반, 앨범을 내고 활동했던 신지혜는 여러 문제로 활동을 접게 됐다. 그런 그에게 운명처럼 다가 온 건 ‘뮤지컬’이었다. 인터넷을 뒤져가며 오디션에 도전하고, 기어코 새로운 꿈을 이뤄낸 그는 햇수로 벌써 10년째 무대에 서고 있다.
쉼 없이, 수많은 공연을 해온 그에게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프랑켄슈타인’의 재연(2015)부터 호흡을 맞추기 시작해 지난 2018년에 이어 올해까지 벌써 세 번째 시즌을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 자체의 매력도 있지만 ‘프랑켄슈타인’이 그에게 더 특별한 건, 무대에 오르는 즐거움과 기분 좋은 긴장감을 안긴 작품이기 때문이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과는 벌써 세 번째 시즌을 함께 하고 있죠.
네, ‘프랑켄슈타인’ 재연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초연 때부터 좋은 작품이란 소식을 많이 들어 너무 하고 싶었는데 마침 공개오디션이 진행된다고 소식을 듣고 참여해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세 번의 시즌에 참여한다는 것이 결코 보통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작품에 대한 애정이 큰 것 같아요.
맞아요. ‘프랑켄슈타인’은 제가 정말 사랑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세 번의 시즌 모두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공연을 보신 분들이라면 이 작품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매력이 있는지 모르실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일단 오래 함께 할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만큼 부담감도 있었지만 그것들을 통해 저 스스로 더 긴장감을 놓지 않으려고 많이 되뇌었던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캐스트에 따라서 색깔과 디테일이 많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사연인 지금 봐도 또 새롭게 발견되고 있어 이 작품의 매력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품에서 귀부인 역을 맡고 있죠.
귀부인 역할은 그 시대 귀족 중 한 명입니다. 귀족들 중에서도 ‘헤센 부인’과 무리 지어 가까이 어울리고, ‘빅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제가 그 시대에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영상을 많이 찾아보면서 캐릭터를 연구했어요. 귀족들마다의 캐릭터도 다르지만 ‘빅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 대한 표현은, 귀품을 지키면서 우아함을 잃지 않고 표현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작품에 참여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요?
힘든 부분을 꼽자면 아무래도 작품 색깔이 어둡다 보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어 힘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제가 이겨내야 할 당연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작품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넘버나 장면은?
‘괴물’과 ‘까뜨린느’의 ‘그곳에는’입니다. 괴물과 까뜨린느가 만나서 서로 눈을 맞추고 희망적인 가사와 함께 미래를 그려나가는 장면인데 그 뒤의 이어질 절망과 불행의 미래가 보여서 그런지 밝은 가사들이 슬프게 와 닿습니다. 희망 속에 슬픔이라서 더 아프게 느껴지는 넘버입니다.
-다음 시즌에도 참여한다면, 꼭 해보고 싶은 캐릭터와 그 이유.
다음 시즌에도 참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참여하게 된다면 제가 더 성장하고 노력해서 ‘에바’를 꿈꿔보고 싶네요. ‘남자의 세계’가 색이 진하고 매력적이어서 무대 위에서 표현하며 느껴보고 싶거든요.
-올해로 벌써 데뷔한지 10년차가 됐어요. 그동안의 활동을 되돌아 보자면요?
인생을 살다 보면 후회되는 순간도 있고, 내가 해온 선택이 잘못된 건 아닌가 하는 아쉬운 순간들도 있었지만 전 후회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것 또한 다 ‘나’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나 자신이 가장 행복한 것 같습니다.
-그 당시와 지금의 신지혜 배우의 모습을 봤을 때 가장 달라진 점은?
확실히 시간은 무시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분명 그 때보다는 더 유해지고 여유를 찾은 것 같습니다. 또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고 있고요.
-뮤지컬 배우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그날의 저의 감정을 무대 위에서 또 다른 감정으로 표현함으로써 더 집중 되고 해소가 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다른 감정을 표현해야 해서 힘든 순간도 있지만 더 감정을 극대화 시켜 풀어냄으로써 후련함과 희열감을 느끼게 되어 제게 이런 감정을 알게 해준 고마운 직업입니다.
-반면, 힘든 순간들도 있었을 텐데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요?
데뷔를 하고 나서 쉬지 않고 몇 년간 작품에 참여 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무대 위에 있는 제가 좋아서 뮤지컬배우라는 꿈을 꾸게 되었는데 어느 순간 제 자신이 아닌 타인의 시선에 초점이 맞춰진 저의 모습을 발견 했을 때 본연의 저를 잃어버린 기분이었습니다. 그 기분이 정신적으로 영향을 많이 되어 작품을 1년간 쉬고 그때부터는 촬영 관련된 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광고 등의 촬영을 하면서 나 자신을 많이 찾고 자신감도 더 얻어서 다시 작품 복귀했을 때 많이 극복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이겨냈기에 이렇게 지금 이야기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쉼 없이 매년 무대에 오르셨어요. 힘들든 일이기도, 감사한 일이기도 할 것 같아요.
항상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프랑켄슈타인’ 사연 또한 함께 할 수 있음에 너무 감사드립니다. 매번 공연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힘들어도 이루어냈을 때 그 희열감은 이루어 말 할 수 없기 때문에 무대를 계속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참여했던 많은 작품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혹은 캐릭터)이 있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역시 ‘프랑켄슈타인’입니다. 세 시즌을 함께 한 만큼 다양한 스토리와 추억들이 많아서 절대 잊을 수 없는 작품입니다.
-뮤지컬 무대는 물론 콘서트, 방송, 음반, 광고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평소 도전에 있어서 두려움이 없는 스타일인가요?
아니요, 오히려 전 두려움이 큰 편이고, 생각도 많은 스타일이에요. 두려움의 크기가 사람마다 다 다르기에 비교할 순 없겠지만 전 이 두려움을 덜어내고 용기 내서 도전하고, 발전하고 싶습니다.
-또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거나,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도전이라기 보단 배우의 색이 더 진하고 배우 신지혜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습니다.
-무대에 오르는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신념이 있다면?
전 무대를 오르기 전에 항상 ‘다치지 않고 큰 실수 없이 무대를 즐기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해요. 관객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매력적인 배우 신지혜’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저 역시도 ‘행복한 배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