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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ISA 급성장에도 '쥐꼬리 금리'…고객만 '한숨'


입력 2022.03.07 06:00 수정 2022.03.04 17:25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투자금 1년 새 3조 넘게 급증

전용 예금 이자율 1.55% 그쳐

서울 시내 한 은행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판매 창구 모습.ⓒ뉴시스

국내 은행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들어간 고객의 투자금이 1년 새 3조원 넘게 불어나며 9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ISA에 새로운 세제 혜택이 적용될 것이란 소식에 한 동안 정체돼 있던 시장이 다시 급성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은행 ISA 수익률의 핵심이 돼야 할 전용 예금 금리가 다른 일반 예·적금만도 못한 수준에 그치면서 소비자의 한숨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이 유치한 ISA 투자금은 총 8조7135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7.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액수로 따지면 3조2172억원 증가한 규모다.


ISA는 다양한 금융 상품을 한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는 이른바 만능통장이다. 은행에서 취급하는 ISA는 고객이 투자 상품을 직접 고르는 신탁형과 금융사가 제시하는 포트폴리오 중 하나에 돈을 맡기는 일임형으로 나뉜다.


은행권 ISA는 최근 몇 년 간 성장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였다. 저금리 장기화로 기대 수익률이 점차 떨어지는 와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제로금리 시대는 치명타로 작용했다.


실제로 은행 ISA 투자금은 2018년 말 4조8181억원, 2019년 말 5조4795억원 등으로 어느 정도 성장세를 이어 왔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 한 2020년 말 5조4795억원에 그치며 증가 속도가 한풀 꺾였다. 그러다 지난해 말 8조8135억원으로 1년 만에 3조원 이상 몸집을 불렸다.


이는 ISA에 대한 신규 세재 혜택 소식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 ISA 내 국내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비과세 등을 담은 세제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투자자의 관심을 다시 끌었다는 해석이다.


ISA 예금 수익률, 일반 예·적금만 못해


은행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전용 예금 금리 현황.ⓒ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문제는 은행 ISA의 기반이 되는 예금 상품의 수익률이 1%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ISA를 취급하고 있는 13개 은행이 이번 달 ISA 전용 예금에 책정하고 있는 연간 금리는 평균 1.55%로 조사됐다.


은행별로 보면 광주은행의 ISA 전용 예금 연 금리가 1.25%로 최저였다. 이밖에 KB국민은행(1.38%)·제주은행(1.45%)·전북은행(1.46%)·하나은행(1.49%)·BNK부산은행(1.50%) 등의 ISA 전용 예금 이자율이 평균을 밑돌았다.


물론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뤄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ISA 전용 예금의 이자율도 상당폭 올랐다. 올해 1월 은행권의 ISA 전용 예금 연 금리는 2020년 말과 비교하면 0.69%p 상승한 수치다.


그럼에도 여전히 해당 이자율이 통상적인 예금이나 적금보다 낮은 현실은 가입자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대목이다. 한은이 조사한 지난해 12월 은행권의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 평균 금리는 1.70%로 ISA 전용 예금보다 0.15%p 높았다.


이 같은 금리가 은행 ISA의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지난해 말 은행권이 확보한 ISA 투자금 중 신탁형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86.6%에 이른다. 그리고 신탁형 ISA 자산 중 92.3%는 예·적금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전용 예금 상품의 금리가 은행 ISA 상품의 수익률 전반을 좌우하는 구조인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세제 개편안에 힘입어 ISA가 다시 주목을 받는 가운데 여전히 저조한 수익률과 금융사 몫의 수수료까지 감안하면 가입자가 체감할 금리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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