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1차 지명 김도영 혹독한 프로 적응기
일부 과도한 관심과 기대로 선수에 큰 부담
올 시즌 가장 주목 받는 신인으로 역시나 KIA의 김도영(19)이 손꼽힌다.
2003년생인 김도영은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이번 시즌 KIA로부터 1차 지명을 받은 잠재력 높은 신인이다. 그리고 KIA 구단은 김도영에게 역대 야수 최고 계약금인 4억원을 안겼다.
KIA 김종국 감독은 시범경기 때부터 김도영을 적극 기용했고 선수 역시 타율 0.432(44타수 19안타) 2홈런 3도루 OPS 1.068의 무시무시한 성적을 찍었다. 타율과 OPS, 최다 안타 1위를 찍으면서 당연히 개막 엔트리에도 포함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제2의 이종범’에게 프로의 ‘진짜 벽’은 높게 느껴지고 있다. 개막전에서 3루수 겸 1번 타자의 중책을 맡았지만 기대했던 안타는 터지지 않았고 무엇보다 방망이에 공을 맞히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하위타선까지 내려간 김도영은 지난 주말 SSG의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데뷔 첫 안타를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현재까지 김도영의 1군 무대 성적은 7경기 출전 타율 0.080(25타수 2안타)이 전부다. 장타는 아직 없고 최고의 장점이라 평가받는 주루 플레이에서도 출루 자체에 어려움을 겪다보니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신인들이 그렇듯 김도영 역시 거쳐야 하는 성장과정이다. 제 아무리 슈퍼 루키라도 데뷔하자마자 1군 무대를 휩쓸었던 사례는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 류현진 등 극소수에 불과했고 대부분의 고졸 신인들은 혹독한 담금질을 거친 뒤에야 완벽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김도영을 향한 지나친 기대감과 이로 인한 역효과 발생이다.
이제 고작 7경기만 치른 루키에게 과도할 정도의 고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반발한 일각에서는 ‘주입식 슈퍼루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며 한 해설위원은 경기 후 데일리 MVP로 선정된 김광현에게 김도영만을 언급하는 질문으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렇다 보니 피해는 ‘빠’도 ‘까’도 아닌 김도영 홀로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신을 둘러싼 과도한 관심과 상반된 시선은 자칫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제 갓 프로에 데뷔한 19세 신인이 짊어지기에 무거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 모든 것을 이겨내야 진정한 슈퍼스타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부담에 짓눌려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사례가 더 많았다는 점도 떠올려야 한다.
무관심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김도영을 향한 과분할 정도의 사랑과 관심은 그가 프로 무대에 완벽히 연착륙하고 본격적인 실력을 발휘할 때 보내줘도 늦지 않다. 과유불급.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