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금리인상기로 접어들면서 주담대 7% 신용대출 6% 시대가 열렸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충격에서 채 벗어나기 전에 매서운 대출 청구서가 날아온 셈이다. 빚투족(빚내서 투자하는 투자자)과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한 사람)의 한숨이 날로 커지는 이유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스텝’을 예고하는 등 조기 양적 긴축과 금리인상을 시사하고 있어 시장에 긴장감이 맴돈다. 한은 역시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그널을 계속 보내고 있다. 추가 금리 인상으로 10여년 만에 맞닥뜨린 고물가와 가계부채 문제 등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0.25%p 상승하면 가계 연간 이자 부담은 3조3000억원 증가한다.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기준금리는 총 4번 인상됐는데, 위의 공식에 따라 단순 계산하면 1인당 65만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더불어 자영업자 부실 위험은 또 다른 가계부채의 뇌관이다. 대출금리가 1.0%p 오르면 자영업자가 지불해야 할 이자 부담은 약 6조4000억원 증가한다.
바야흐로 유동성 잔치는 끝나고 이자 청산의 시간이 도래한 것이다. 차주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적극적인 위기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무분별한 빚투와 영끌을 중단하고 이자 상환 전략을 재수립해야 한다. 새로운 투자보다는 카드론 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 등의 ‘빚테크’부터 정리하는것이 현명하다.
대출을 새롭게 받는다면 고정금리도 눈여겨 봐야 한다. 변동 금리로 대출을 받으면 금리 인상기에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금 만기 기간은 짧을수록 유리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이어지고 있다. 개개인의 현명한 가계 부채 연착륙이 시급하다.
다만, 금리 인상이 반가운 소식은 아니지만 마냥 ‘비보’는 아니다. 단기간 시장 충격은 있을 수 있겠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감소는 물가안정과 가계부채의 해법이 될 수 있다. 가계는 물론 기업과 정부도 금리인상기 생존 전략을 마련해 현명하게 대응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