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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최고 수출에도…에너지값 폭등에 韓수출전선 '비상'


입력 2022.05.02 11:21 수정 2022.05.02 11:22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무역수지 2개월 연속 적자에 수출전선 악화

에너지 가격 전년 대비 폭등 수준 오른 여파

곡물가, 비금속철가까지 치솟아 수입액 급증

지난 1일 부산 남구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한국 수출액이 4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2개월 연속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 적자를 면치 못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수출 전선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는 가운데 정부는 수출에 총력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76억9000만 달러, 수입액은 603억5000만 달러로, 무역수지 26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 수출액은 역대 4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2020년 11월 이후 18개월 연속 증가세도 이어갔다. 전통 효자 품목인 반도체·철강은 물론 신성장 품목인 바이오·헬스 수출액이 역대 4월 최고치를 기록하며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같은 수출 호조에도 4월 수입이 6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무역수지는 지난 3월 유가 급등 영향에 1억4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선 데 이어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 달간 적자 폭도 깊어졌다.


지난달 대비 20억 달러 이상 커진 적자 폭은 최근 에너지가, 곡물가, 비금속철가 등이 치솟으면서 수입액이 늘어난 이유로 풀이된다.


4월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148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수입액(77억2000만 달러) 대비 70억9000만 달러 증가했다.


특히 4월 가스 수입은 3월 대비 26억8000만 달러가 감소했으나, 원유 가격 단가 상승으로 원유 수입이 13억2000만 달러 증가하면서 수요 감소효과를 상쇄했다.


에너지 가격이 전년 대비 폭등 수준으로 오른 여파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배럴당 62.92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4월 102.82달러로 전년 대비 63%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액화천연가스(LNG) 현물가격(JKM)은 Mmbtu(열량단위)당 6.08달러에서 37.45달러로 1년 새 516% 올랐으며, 석탄(호주탄)도 t당 91.8달러에서 322.6달러로 251% 올랐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 북미·아르헨티나 가뭄 등 주요 곡창지대 악재로 밀, 옥수수 등의 가격이 급등한 것도 적자에 영향을 줬다. 농산물 수입액은 역대 최고치(24억5000만 달러)였던 지난달에 근접한 24억1000만 달러 기록했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알루미늄, 구리 등 비철금속의 수입도 한몫했다. 4월 알루미늄괴 수입액은 전년 대비 26.1%, 구리광은 53.5% 늘었다.


알루미늄, 구리 등 비철금속은 탄소중립으로 수요가 늘었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전력난으로 공급이 축소되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 외에도 산업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21.8%), 철강제품(10.3%) 등 중간재의 수입액 증가도 무역수지 적자를 이끌었다.


이같은 수출 증가 속 무역수지 적자 발생은 주요국들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한국과 산업구조가 유사한 일본은 수출 증가에도 최근 에너지 수입 급증으로 9개월 연속 적자에 빠졌고, 3월에는 4141억엔(약 32억 달러) 적자가 발생했다.


프랑스와 미국도 지난 2월에 에너지 수입액이 각각 142억 달러, 936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수출액 증가에도 무역적자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코로나19 봉쇄 조치 등 전 세계적으로 불안정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국 수출액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감, 공급망 불안 등으로 세계 경기가 하향 조정되는 점도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19일 세계경제 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전쟁, 긴축통화·재정정책, 중국 성장 둔화, 코로나19 등으로 3.6%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월(4.4%)대비 0.8% 하락한 수치다.


세계은행(WB)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4.1%) 대비 0.9% 내린 3.2%로 발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파를 반영해 전망치를 3개월 만에 1% 가까이 내린 것이다.


정부는 단기간에 불안정성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유가 상황을 지켜보면서 공급망을 점검하고 수출에 총력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무역적자가 발생한 만큼, 수출입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수출증가세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수출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장관은 특히 "중국 도시봉쇄, 일부 국가 수출통제 등이 우리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경제안보 핵심품목을 중심으로 가격과 수급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역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신성장 품목 발굴, 신흥시장 진출, 디지털·서비스 무역 확대 등 우리의 무역구조를 혁신해 나가도록 지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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