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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권 올 들어 '반토막'…인플레에 탄소중립 뒷걸음질


입력 2022.06.30 05:00 수정 2022.06.29 15:46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KAU21 연초 대비 41.5%↓

온실가스 배출량 3년 만에 반등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까지 천정부지로 치솟던 탄소배출권 가격이 반년 새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공급망 이슈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가중하고 있는 영향이다. 지난해 상장한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음수(-)로 돌아섰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출권시장에서 전날 '2021년물 탄소배출권(KAU21)'은 2만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3만5100원)와 비교해 41.45%(1만4550원) 줄어든 가격이다.


탄소배출권은 지구온난화 유발 및 이를 가중시키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다. 탄소배출권을 할당 받은 기업들은 의무적으로 할당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사용해야 하고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은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가격 하락은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경기둔화에 따른 기업들의 생산량 감소와 에너지 대란이 배출권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KAU21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반발 직후인 2월 말 경부터 급격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18일 올 들어 3만원 아래로 처음 내려갔고, 한 달 뒤인 3월21일에는 2만원이 깨졌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탄소배출권 가격은 2021년 6월 이월 제한 규제 강화로 배출권 매물이 출회된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가격이 상승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경기 침체가 우려되며 가격이 하락한 상태"라고 말했다.


KAU21의 최근 1년 가격 변동 추이 그래프. ⓒ한국거래소

인플레이션 압력이 올라가며 지난해 하반기 상장해 꾸준히 높은 수익률을 보였던 탄소배출권 ETF의 수익률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이 전쟁 직후에 비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단이 제한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의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은 최근 한 달(5월29일~6월28일) 수익률이 -1.23%로 집계된다. 최근 6개월(5.68%), 3개월(7.65%) 수익률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꺾인 모양새다.


같은 기간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0.97%)와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0.41%)의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업계는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탄소배출권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시 늘고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는 점도 변수로 지목된다.


최근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7960만 t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만에 반등이다.


박기현 SK증권 연구원은 "탄소배출권 가격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이 바뀜에 따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화석연료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점,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진행 중이라는 점, 철강 수출 중량이 감소한 점, 원자력 발전 확대가 예상되는 점 등이 불안 요인"이라고 말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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