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유격수 오지환, 장타와 타점 생산 능력서 앞서
유격수 타율 1위 박성한, 정확한 타격으로 SSG 선두 견인
오지환(LG트윈스)과 박성한(SSG랜더스)의 KBO리그 유격수 골든글러브 경쟁이 제대로 불이 붙었다.
유격수 포지션은 올해 골든글러브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2009년 프로에 데뷔한 오지환과 2017년 입단한 박성한의 신구 유격수 경쟁 2파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벌써 14년차인 오지환은 프로 데뷔 이후 꾸준히 LG의 유격수 자리를 지켰지만 단 한 번도 골든글러브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오지환이 2009년 데뷔한 이래 KBO리그 유격수 자리는 강정호(은퇴)와 김하성(샌디에이고) 등 쟁쟁한 선수들이 두각을 드러내며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오지환은 지난 2016년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유격수로는 최초로 20홈런을 기록했지만 그 해 골든글러브는 김재호(두산)가 가져갔다.
하지만 오지환은 좌절하지 않았다.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를 자랑하는 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 처음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뒤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는 주전으로 활약하며 마침내 KBO리그 최고 유격수로 성장했다.
지난 7일 치열한 2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키움과 맞대결은 오지환의 가치가 제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2회초 1사 3루에서 김태진이 강하게 밀어 친 타구를 안정적으로 잡아낸 뒤 3루 주자를 묶고 1루로 던져 타자주자를 아웃시켰다. 4회 1사 1,2루에서 이지영의 느린 땅볼 타구를 어려운 동작으로 잡은 뒤 정확한 스텝으로 2루 베이스를 밟고 1루로 던져 병살 처리했다.
수비 능력에서는 박성한도 뒤지지 않는다.
2020년까지만 해도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박성한은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올라선 뒤 올 시즌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박성한은 현재 압도적인 선두를 질주 중인 SSG랜더스의 주전 유격수로, 정교한 타격 능력과 견실한 수비력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나이에 걸맞지 않는 침착성과 안정감으로 SSG의 역대급 시즌을 견인하고 있다.
타석에서 두 선수의 장점은 극명하게 갈린다. 오지환은 장타력, 박성한은 컨택 능력에서 앞선다.
오지환은 지난 7일 잠실 키움전에서 시즌 19호 홈런포를 가동하며 거포 유격수로서 명성을 떨쳤다. 홈런 공동 3위로 올라선 그는 현재 28홈런 페이스로 장타력을 과시 중이다. 2016시즌 달성했던 한 시즌 최다인 20홈런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박성한은 파워는 오지환보다 떨어지지만 정교함에서 앞선다.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타율 0.302로 ‘3할 유격수’의 등장을 알린 그는 올 시즌에도 현재 0.311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타격 성적은 전체 10위, 유격수 중에는 단연 1위다.
이 밖에 타점과 OPS는 오지환이, 최다 안타와 출루율에서는 박성한이 앞서며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을 위해서는 두 선수 모두 남은 시즌 동안 좀 더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현재 13도루를 기록 중인 오지환은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최근 타격페이스가 다소 주춤한 박성한은 더 이상 타율이 떨어져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