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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군대' 조직문화에 최정우 회장 책임은 정녕 없나 [오수진의 오지랖]


입력 2022.08.29 07:00 수정 2022.08.28 22:20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존경받는 100년 기업의 후퇴' 낱낱이 드러난 조직문화 민낯

수년간 이어진 성폭행에도 최정우 회장은 '묵묵부답'

이제는 초심으로 돌아가 직원들에게 귀 기울여야할 때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3월 2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홀딩스 출범식에서 사기를 흔들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존경받는 100년 기업이 되겠다던 포스코가 존경은커녕 국민들에게 따가운 눈초리만 실컷 받고 있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진했던 역대 회장들과 달리 꿋꿋이 버티던 최정우 회장 또한 다시 좌불안석이다.


지난해 최 회장이 중대재해로 애를 먹었다면, 올해 들어서는 '포스코의 조직문화'로 진땀을 빼고 있다.


첫 논란은 성폭행 사건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한 직원은 같은 부서 직원 4명에게 3년 넘게 성폭행·성추행 등 괴롭힘을 당했다며 이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사태는 회사가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도, 가해자에 미적지근한 대처를 하면서 더욱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겪던 피해자는 회사 내 감사부서에 신고를 했지만, 가해자에 대한 징계는 감봉 3개월 정도에서 그쳤다. 신고가 알려진 후에는 동료 직원들에게 따돌림을 받고, 또 다른 직원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등 2차 가해까지 이어졌다.


여기서 포스코의 조직문화가 낱낱이 까발려졌다. 일명 군대식 조직문화다. 내부 직원들은 피해자의 상황을 알면서도 보수적인 포스코 문화로 쉬쉬했다는 전언이다.


성폭행 사건이 알려지자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입장문을 내고 "포스코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의 원인은 부서 내 모든 문제를 직책 보임자에게 책임을 물어 중징계하는 포스코의 군대식 조직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건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포스코를 향한 여론은 싸늘했다. 당시 최 회장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최 회장의 소속이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포스코' 가 아닌 '포스코홀딩스'여서인지, 자신과 관계없단 듯 해외 출장길에 오르고 있었다.


최근 들어서도 포스코홀딩스 소재지를 둔 포항 지역사회와의 갈등 속에서 조직문화의 민낯이 드러났다. 포스코가 직원들을 동원해 현수막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내던 포항 시민단체들에게 맞불을 놓은 것이다.


포스코는 직원들에게 지령을 내렸다. 포항 지역 곳곳에 걸린 최 회장 및 회사 비방 현수막을 찍어 제출하란 지시다.


직책보임자들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사내게시판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긴급안내물의 내용을 게시했다. 포스코와 최정우 회장을 모욕하고 비난하는 현수막 사진을 행정섭외그룹장에게 제출하라는 지시였다. 포스코는 현수막사진, 부착위치 등 구체적으로 작성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직원들은 포항 시민단체들의 집회에 대응하는 '맞불집회'에도 동원되고 있다. 강제성은 없다하지만 회사 지침이니 직원들은 외부 쓴 소리에 민감한 최 회장을 묵묵히 지켜주는 모습이다.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최 회장은 그저 침묵만을 유지하고 있다. 취임 초기 '러브레터'라는 소통 창구를 만들어 모든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던 초심도 온데간데없다.


하지만 회피가 답이될 순 없다. 수장이 방관하는 이상 고착화된 조직문화를 부시긴 힘들 것이다. 최정우 회장이 꿈꾸는 존경받는 포스코로 거듭나고 싶다면, 가장 가까운 직원들과 소통부터 해야할 때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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