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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커지는 부채 '시한폭탄'..."코로나 대출 연장 해줘야"


입력 2022.09.14 07:24 수정 2022.09.14 08:16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금융당국 수장들, 소상공인 금융지원 재연장 시사

이복현 "산소 호흡기 떼는 것 바람직하지 않아"

자영업자 “트리플 악재속 연착륙 방안 시급”

서울 시내 한 식당에 걸린 코로나로 인한 휴무 안내문.ⓒ뉴시스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상환유예 조치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보다 근본적인 부채 해소 연착륙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 수장들이 잇따라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대출 만기 연장·상환유예 조치에 대해 재연장에 무게를 둔 발언들을 내놓았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최근 재연장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재연장 필요성을 또다시 언급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7일 ‘취약차주를 위한 금융권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 대출 추가 연장 여부에 대한 질문에 “연체가 있더라도 이자를 갚으려는 강한 의지가 있는 분들의 산소호흡기를 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상환유예 조치는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 4월 시행됐으며 이번까지 총 네 차례 연장됐다. 추가로 재연장이 결정될 경우 다섯 번째 연장 조치가 된다.


문제는 대출 잔액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 6월 말 자영업자 및 법인 소상공인의 만기 연장·상환유예 대출 잔액은 총 62조5000억원(48만 명). 이 가운데 만기 연장 대출이 89.7%를 차지하고 있다.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대출은 2054억원으로 전체의 0.3% 수준이다.


이 때문에 연장 조치에 대한 반발 여론도 만만치 않다. 재연장이 이뤄질 경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상황에서 향후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차주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더 이상 재연장은 없다는 전제 하에 새출발기금, 안심전환대출 등 정부 정책에 협력해 왔는데 또 한 번 대출 만기 연장을 하겠다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도 마이너스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서울 중구 충무로 주점에서 고용인 없이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영업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뉴시스
◇ 외식업계, 트리플 악재 지속…“연착륙 방안 필요”


그럼에도 외식업계는 정부를 향해 코로나19 대출만기연장·이자상환유예 조치의 추가 연장을 호소하고 있다. 예정대로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될 경우 내년부터는 저소득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대출 부실 위험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어 근본적인 연착륙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외식업 현장에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트리플 악재’가 한 번에 몰려오면서 하반기 경기회복에 먹구름이 끼었다. 물가상승을 더 재촉하는 요인이 산적해 있는 데다, 가뭄에 이어 기록적 폭우까지 동반되면서 업계 곳곳이 마비되는 등 초토화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계속 고공행진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농작물 피해에 따른 원재료비 부담도 크다. 공공요금이 올랐고, 최저임금 역시 또 한번 인상됐다. 추석 이후에도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물가에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분이 반영된 가운데, 오는 10월에는 전기·가스요금도 다시 한 번 더 동시에 인상될 예정이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가계 부담뿐 아니라 상품·서비스 생산비용을 높여 전방위로 물가를 밀어 올린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0대)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제2금융권 등 받을 수 있는 대출은 모두받아 폐업위기는 모면했지만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매출이 회복되지 않은 데다, 공공요금까지 전부 올라 심야 시간 배달 일까지 직접하며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한탄했다.


외식업계 종사자들은 올 하반기 물가상승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는 메뉴 가격을 조정하지 않고 부담을 감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버티고 있지만, 원재료 값 급등으로 이미 한계에 달했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이 때문에 지난 5일 소상공인과 중소·벤처기업인들은 진행된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달 말 종료 예정인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유예 조치의 추가 연장, 성실 채무 이행자에 대한 폭넓은 이자 감면 등 대책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10개 주요 협회·단체 측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위기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상공인 경영 위기를 막기 위해 6개월 이상 만기 추가 연장이 시급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진 자영업자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채무 재조정, 폐업 지원, 사업 전환 유도 프로그램 등을 통한 출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하반기 역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더욱 속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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