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
한은 이달 금통위서 추가 금리인상 불가피
연말께 주담대 최고 금리 8%대 전망
매수세 위축에 따른 집값 하락세 본격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역시 불가피해졌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연말께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연 8% 수준을 넘어설 거란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내년에는 대출금리 상단이 두 자릿수까지 치솟을 거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매수심리 위축에 따른 집값 하락세도 더 가파를 전망이다.
7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미 연준은 지난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기존 3.0~3.25%에서 3.75~4.0%로 상승, 우리나라 기준금리(3.0%) 대비 1.0%포인트가량 격차가 벌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 예정된 올해 마지막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선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은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올 들어 6차례 연속 인상을 단행하는 것이다. 10월에 이어 두 번 연속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연 7% 수준을 넘어선다. 앞서 9월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1%포인트가량 금리 상단이 올랐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 역시 7%대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선 한은이 이달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연말쯤 주담대 최고 금리가 연 8%를 넘어설 수 있다고 관측한다. 기준금리가 치솟으면 대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한층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규제지역 내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 한해 LTV(주택담보인정비율) 한도를 50%로 통일하고, 15억원 초과 고가 주택에 대한 주담대도 허용했지만, 매수심리는 앞으로 더 얼어붙을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2.9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2.5포인트 줄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5월 첫째 주 91.1을 기록한 이후 26주 연속 내림세다. 지난 2019년 4월 넷째 주 72.4를 기록한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거래절벽 장기화로 집값 하락세도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 첫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 전 대비 0.32% 빠졌다. 지난 9월 셋째 주(-0.19%) 이후 7주째 조사 이래 최대 낙폭이다.
서울의 경우 같은 기간 0.34% 떨어졌다. 지난 2012년 6월 11일 –0.36%를 기록한 이후 10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며 5월 마지막 주 이후 5개월 연속 약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원은 "서울은 가격 하락 우려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과 추가 금리인상 예정에 따라 매수 문의가 거의 없다"며 "급매물 가격을 하향 조정해도 매도가 불투명해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대출 규제가 일부 완화됐지만, 금리 상승세가 가파른 데다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있어 얼어붙은 매수심리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고금리 기조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대출 규제 완화만으로 시장 분위기를 바꾸긴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