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반응으로 불쾌감 표출…사실상 거부 수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가결된 가운데 대통령실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해임건의안에 대해 '무반응'으로 불쾌감을 드러낸 만큼, 사실상 거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2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별도 입장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국회의 해임건의안이 인사혁신처를 거쳐 12일쯤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통지되더라도, 당장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해임건의안이 대통령실로 넘어오자마자 입장을 낸다는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며 "논의를 더 해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실로 해임건의안이 전달되면, 거부권 행사를 간략하게 표명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앞서 지난 9월 29일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 순방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을 이유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민주당 주도로 통과됐을 땐 바로 다음 날(9월 30일)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명의로 "윤 대통령은 해임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이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그에 따른 정치적 부담감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벌써 두 번이나 해임 거부권을 행사하게 되면서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거취 표명 관련 질문을 받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11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이 장관 해임건의안은 재석 의원 183표 중 찬성 182표, 무효표 1표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장에서 피켓 시위를 벌인 뒤 표결이 시작되자 전원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