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 허점 지적하며 대장동 의혹 등에 일일이 반박
"법치 탈 쓴 사법사냥…대통령·검사 바뀌니 판단 변해"
대표직 사퇴 요구엔 "도지사 때 재판 시달려도 도정 1등"
분리대응·불체포특권 포기 등 일각 주장도 에둘러 일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대장동 의혹 등과 관련,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의 허점을 지적하며 현 상황이 정적 제거를 위한 정치 탄압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원할 것 같지만 정권과 권력은 길지 않다"며 "나중에 후회되거나 회한 생길 일 남기지 말고 있을 때 잘하라"고 조언했다. 체포동의안 표결(27일)을 나흘 앞두고 대국민 여론전을 통해 체포동의안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장동 의혹 등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에 대해 "주어진 권력을 국민이나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적 이익, 정적 제거, 권력 강화를 위해 남용하는 건 범죄 행위"라며 "법치의 탈을 쓴 사법 사냥이 일상화되는 폭력의 시대, 정치는 사라지고 지배만 난무하는 야만의 시대가 다시 도래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장동 개발과 성남FC 관련 사건은 이미 10년, 7년, 5년 전에 벌어진 일들이다. 사건 내용은 바뀐 것이 없다"며 "바뀐 게 있다면 대선에서 패배했고 대통령이 검사하던 분이 됐고, 그리고 무도한 새로운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사건은 바뀌지 않았는데, 대통령과 검사가 바뀌니 판단이 바뀌었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본인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이재명이 없는 이재명 구속영장이라고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 주어에 이재명이 거의 없다"라고 말한 뒤 "윤석열 정권이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은 이런 것일 것이다. 영장심사 구치소, 영장심사가 끝난 뒤 구치소에 갇혀 대기하는 모습 또는 수갑 찬 이재명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본인에 대한 각종 의혹을 일일이 반박한 뒤 "지난 대선을 돌이켜보면 역사적 분기점이었던 것 같다. 대선에서 제가 부족했기 때문에 패배했고 그로 인해 제 개인이 치러야 할 수모와 수난은 제 몫의 업보라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역사의 죄인"이라며 "그러나 지금 승자로서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권이 벌이고 있는 일들은 저의 최대치의 상상을 벗어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당내에서 자신을 향해 △선당후사 정신 △분리대응 △불체포특권 포기 및 영장심사 출석 등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강도와 깡패들이 날뛰는 무법천지가 되면 당연히 담장이 있어야 하고 대문도 닫아야 한다. 상황이 참으로 엄혹하게 본질적으로 바뀌었다"며 해당 주장들을 에둘러 일축했다.
또 "당이나 정치계에는 생각이 다양한 사람이 많다. 단일한 생각만 하면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 사안이 재판으로 넘어갈 경우 대표직 수행 방안에 대해서는 "경기도지사일 때 약 2년 간 재판에 시달렸다. 그 사이에 경기도정은 꼴찌 평가에서 1등 평가로 바뀌었다는 점을 상기해달라"며 대표직 사퇴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향후 검찰 수사가 지속될 경우 방안을 묻는 말에는 "오랑캐가 불법 침략을 계속하면 열심히 싸워 격퇴할 것"이라며 "오랑캐 침입 자체를 막을 방법이 있나, 없다. 이게 정치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적법한 수사와 정당한 권력 행사가 아니고 부정한 목적에 의한 검찰권의 남용, 국가권력 남용을 국민들이 다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국민들의 집단지성을 언제나 믿었고, 기득권과 싸우면서 끊임없이 수사 받고 수배되고 구속되고 해왔지만 결국 우리 국민들이 이자리까지 저를 끌어다줬다 생각한다"며 "검사 독재 정권의 무도한 폭력적 지배가 일시적으로 성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우리 국민들이 용납하거나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