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소재 공급망 정상화로 수급 불안정 해소 긍정적
국산화 추진해 온 관련 기업 주가 악영향도 미미할 듯
일본의 대(對)한국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완화 조치가 가시화되면서 국내 반도체 및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주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일 양국의 관계 개선 무드가 조성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표 반도체 기업뿐만 하나머티리얼즈(부품)와 동진쎄미켐·솔브레인·SK머티리얼즈(소재) 등 관련 기업들의 주가 추이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9년 7월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극자외선(EUV) 레지스트 등 3개 반도체 핵심 품목에 대한 대(對)한국 수출을 규제하고 같은해 8월 우리나라를 수출심사 우대 대상국인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앞서 2018년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 성격이었다.
하지만 현 정부가 지난 6일 일본의 강제징용 관련 배상 해법을 발표하면서 수출 규제 완화 조치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 정부가 징용 문제 해법을 제시한 직후 일본 경제산업성은 “쌍방이 2019년 7월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기로 하고 양국간 협의를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는 등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반도체 관련주들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향후 주가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 소재 공급망 정상화에 따른 수급 불안정이 해소될 수 있는 만큼 반도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주가가 각각 6만1000원과 8만8500원에 시작한 뒤 지난 7일 종가 기준 주가가 각각 6만1000원과 8만8900원이다. 약 한 달 넘게 등락을 거듭하며 결과적으로 횡보했는데 더딘 반도체 수요 회복 등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가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핵심소재 3종의 수출 규제 해제로 국산화를 추진해 온 기업들의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거의 없을 전망이다. 국내 부품·소재 업체들이 수출 규제 조치의 수혜를 입기는 했지만 지난 3년간 반도체 제조 업체들과의 협력 체제가 이미 공고화돼 있어 실적과 주가에는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웨이퍼 식각과 불순물 제거 공정에 주로 쓰이는 불화수소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초기에는 대만에서 수입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솔브레인과 SK머티리얼즈에서도 고순도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화 된 상태여서 수출 규제 해제 이후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최근 주가는 상승세다. 올 들어 하나머티리얼즈는 주가가 15.14%(3만2700원→3만7650원), 동진쎄미켐은 17.20%(2만9950원→3만5100원) 상승한 상태다. 같은기산 솔브레인도 6.24%(21만7900원→23만1500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 해제 조치보다는 반도체 업황 개선 신호 여부가 이들의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수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6일 하나머티리얼즈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제조사의 가동률 축소 폭에 따라 2분기 실적이 하향 조정될 수 있지만 고객사의 감산 폭이 타 제조사 대비 강하지 않을 것”이라며 “매출액 규모 확대 및 수익성 개선을 위한 단계를 밟아나가는 중이기에 업황 바닥 확인시 주가 반등 폭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