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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수출 위축에 건전재정 ‘비틀’…세수 재추계 불가피


입력 2023.05.02 07:00 수정 2023.05.02 07:00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반도체 부진에 수출 7개월 연속 감소

기재부 1~3월 국세수입 24조원 결손

추경 편성·국채 발행 등 계획은 아직

정부, 내부적 재추계…결과는 미공개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위축 현상이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건전재정이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세수 결손 상황이 기정사실이 되면서 재추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반도체 경기 부진 장기화 여파 속 우리나라 수출이 7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수출액은 496억2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4.2% 줄었다.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이 원인이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41%), 디스플레이(29.3%) 등 정보기술(IT) 분야 수출 감소 타격이 뚜렷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 3월(34.5%)보다 더욱 수출 감소 폭을 키웠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로 기업영업 이익이 줄어 올해 세수 역시 당초 예상했던 수준을 확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1분기에만 벌써 30조원에 육박하는 ‘세수 펑크’ 경보음이 울리는 실정이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올해 1∼3월 국세수입을 보면 87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조원 줄었다. 이는 3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세정지원 이연세수 등에 따른 기저효과(-9조7000억원)를 고려해도 실질적인 세수감소 규모가 14조3000억원에 달했다.


세수 진도율(연간 목표세수 대비 징수실적)은 21.7%로 집계됐다. 올해 걷어야 할 세금 400조5000억원 21.7%가 3월까지 걷혔다는 의미다. 1년 전(28.1%)보다 6.4%p 모자랐다. 최근 5년 평균(26.4%) 대비 4.7%p 낮았다.


정부가 4월부터 연말까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세금을 걷는다고 가정할 때 올해 국세수입은 371조9000억원이 된다. 다만 이렇게 가정한 국세수입도 올해 목표치(400조5000억원)보다는 28조6000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처럼 대규모 세수 결손이 우려되는 상황에도 마땅한 조치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 또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는 와중 세입 부족이 재정 지출을 제약해 정책 여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세입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는 만큼 재정 운용도 계속 어려워질 전망이다.


세수 결손을 막지 못하면 정부는 결국 모자란 세수를 국채 발행이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재정공백을 메워야 한다. 다만 국채 발행이나 추경 등은 건전재정 기조를 스스로 허무는 꼴이 될 수 있어 정부 입장에서는 고심이 클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하반기에 상반기와 반대 흐름을 기대하고 있다. 상저하고(상반기 저조, 하반기 상승) 흐름에 따라 하반기에 경기 회복에 따른 세수 역시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 수출이 개선하면 이를 통해 소득세·법인세·부가세 등을 더 걷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기재부는 “지난 3월 기준 증권거래세는 지난해 수준으로 징수했다”며 “법인세를 제외한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나머지 항목에 대해 결손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상저하고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장 세수 감소를 타개할만한 마땅한 대안이 없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감산 결정을 내려 하반기 반등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어서다.


아울러 내수 위주로 중국 경기가 회복하면서 대중 수출에 대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이에 정부는 세수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최근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재추계할 계획이다.


기재부는 “먼저 올해 나라 살림을 운영하기 위해 (정부가)잡아놨던 각종 예산편성을 면밀하게 점검할 예정”이라며 “필요에 따라 재추계하게끔 돼 있는데 현 상황이 상당히 녹록지 않다 보니 내부적으로 재추계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 결정 및 재정 운영을 검토하는 것으로 공개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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