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 국내 전구체 공장 건설…위치는 새만금 검토
지리적 위치 좋은 韓, 전구체 생산 메카로 급부상
최근 국내에 전구체 생산기지를 구축하려는 배터리 소재 업계의 움직임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공급망 개선이 시급해진 요즘, 양극재 비중이 가장 큰 전구체를 내재화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단 전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소재 업체 엘앤에프는 국내 전구체 공장 건설을 유력하게 검토 중으로, 현재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단계다. 형태는 협력사와의 합작법인(JV) 혹은 단독 공장을 두고 검토 중이며, 위치는 새만금 국가산업단지를 눈여겨보고 있다.
앞서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이 국내에 전구체 공장을 짓겠다 발표한 바 있다. 최근 시행된 IRA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전구체의 탈중국화가 필수가 돼서다. 전구체는 배터리 양극재 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로, 전구체 1t으로 양극재 1t 생산이 가능하다.
이처럼 업체들이 너도나도 전구체 공장을 짓겠다 나서면서 한국은 최근 전구체 생산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유는 지리적 요건이 가장 크다. 양극재 공장을 국내에 두고 있는 기업들 입장에서 기존 공장 근처에 전구체 공장을 둘 경우 물류비 감축이 가능해진다.
또 전구체 생산에 사용되는 황산 니켈의 주요 원료 MHP(니켈코발트 수산화혼합물)와 같은 광물들이 주로 동남아시아나 중국에서 수입해 오기에 한국이 입지적으로도 유리하다.
지역은 물류 이동 용이하고 인프라가 구축된 항만 근처에 있는 군산과 포항이 선택되고 있다. 특히 적극적인 세제혜택을 내세운 군산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업체들이 몰리고 있다.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새만금은 지난 달 기준 총 9개 기업, 3조173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실제 새만금의 혜택은 파격적이다. ‘새만금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오는 7월부터 시행될 경우, 입주한 기업은 5년간 법인세와 소득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분양가도 인근 산단보다 20~30% 저렴하다. 50+50년으로 총 100년까지 임차할 수 있다.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공장 위치를 정하기 전 여러 지자체를 다 검토해봤는데 새만금의 혜택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새만금 외에도 다양한 지자체가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선만큼,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전구체 설비 투자 여건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관련 기업들에게 최적화된 입지 조건을 제공하는 특화단지를 조성하겠다 발표한 가운데 전국 17개 지자체가 유치전에 참여했다.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업체가 국내에 양극재 공장을 갖고 있는데, 밸류체인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양극재에 쓰이는 전구체 공장을 그 근처에 짓는 게 훨씬 낫다”며 “게다가 자체 확보한 전구체는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자체 조달 용도로만 주로 쓸 계획이기에 국내 투자 확대 움직임은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