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예탁금·신용거래융자 감소…CMA는 증가
금융시장 불안·증시 변동성 확대로 현금 확보 전략
안전자산 우위 속 하반기 위험자산 선호 전환 ‘주목’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투자 자금이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증시 진입을 위한 대기 자금 성격이 강한 투자자예탁금과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인 신용거래융자가 동반 감소하는 가운데 예금 계좌 성격이 강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증가하면서 향후 자금 흐름이 주목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9조7359억원으로 지난 16일(49조9422억원) 이후 3거래일 연속 50조원을 하회했다. 월 초였던 지난 2일(54조2422억원)과 비교하면 약 5조원 줄어든 것으로 지난달 말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발생한 이후 완연한 감소세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지난 18일 기준 18조4384억원으로 뚜렷하게 감소한 모습이다. SG증권발 폭락 사태가 시작된 지난달 24일(20조4319억원) 이후 지난 17일(18조3861억원)까지 15거래일 연속 감소세를 보이기도 했다.
연초부터 증시가 예상외의 선방으로 투자 기대감이 커졌지만 SG사태로 완전히 한 풀 꺾인 모습이다. 올해는 220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500선을 회복한 뒤 2600선을 바라봤지만 이내 다시 2400선을 물러났다. 지난주 5거래일 연속(15~19일) 상승하며 2500선을 다시 회복했지만 이러한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금융시장 불안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과 신용거래융자와 반대로 CMA 잔고는 크게 증가한 상태다. CMA는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급여 이체와 카드 대금 납부, 체크카드 사용 등이 가능해 증권사의 예금 계좌 성격이 강하다.
지난 18일 기준 CMA 계좌잔액은 68조5479억원으로 최근 한 달간(4월18일·63조9881억원) 4조원 넘게 증가했다. 1분기 말(3월31일·62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6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연초(58조1351억원)대비 10조원 이상 증가하는 등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양상이다.
SG사태로 증시 방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일단 자산을 안전한 곳에 두면서 현금을 확보하려는 투자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작은 채권에 돈이 몰리고 있는 데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애서 채권 순매수 규모는 249조97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207조7655억원) 대비 약 20.3%(42조2094억원) 늘어났고 개인들의 순매수 규모도 4베 이상(3조3519억원→14조7054억원) 증가했다.
이 때문에 향후 투자자금이 어디로 향할 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올 들어 회복세를 보이던 증시는 SG발 사태로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인식이 커졌고 부동산은 최근 하락에도 바닥이 아닌 데다 큰 금액이 필요해 부담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한 상태다. 치솟던 금리가 다소 안정화되고 있는 것이 다시 ‘머니무브(주식 등 수익률 높은 투자처로 자금 이동)’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그동안 경기 침체 우려와 금융시장 불안을 감안하면 안전자산 우위와 현금확보 전략이 유리했지만 하반기 이후 위험자산 선호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자산배분 국면에서 고물가-고금리 우려가 해소되지 못했고 변동성을 야기할 위험 요인도 잔존해 위험회피 구간임이 분명하지만 여전히 강한 고용은 견조한 경제 환경과 위험선호를 이끌고 있다”며 “유동성, 경제구도 변화, 기술혁신, 기업이익에서도 위험선호를 이어갈 충분한 근거들도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