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대 중반 평균자책점에도 승수는 고작 5승
빈약한 득점 지원+불펜 방화로 승리 얻지 못해
리그 최강의 투수 안우진(키움)에게도 고민은 있다. 바로 특급 성적에 어울리지 않는 부족한 승수다.
안우진은 올 시즌 14경기에 등판해 89.1이닝을 소화했고 리그에서 가장 낮은 1.61의 평균자책점은 물론 전체 투수들 중 가장 먼저 100탈삼진 고지를 밟았다. 강력한 구위에 상대 타자들이 좀처럼 손을 쓰지 못하는 투구가 2년 연속 이어지고 있는 것.
문제는 승수다. 시즌 일정이 절반 정도 흐른 가운데 아직까지 5승(4패)을 수확하는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15승을 거뒀던 지난해보다 더욱 발전된 투구 내용인 점을 감안하면 미스터리한 수준이다.
들쭉날쭉한 투구를 펼친 것도 아니다. 안우진은 14번의 등판 중 무려 11차례를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로 채웠고, 등판의 절반인 7경기가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2실점 이하)였다.
물론 결과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안우진이 특급 투구를 펼치고 있음에도 많은 승리를 얻지 못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바로 빈약한 팀 타선의 지원과 불펜진의 방화가 바로 그것.
먼저 안우진이 등판했을 때 키움 타선은 고작 3.02점만을 지원하는데 그쳤다. 이는 놀랍게도 전체 선발 투수들 중 가장 적은 득점 지원이다.
같은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NC 페디가 무려 9.33득점을 지원받으며 10승(1패)을 얻었고 LG 플럿코 또한 5.67의 넉넉한 점수를 타선이 뽑아주며 두 자릿수 챙긴 점을 감안하면 안우진이 억울할 만도 하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에 내려왔을 때 불펜진들이 승리를 날린 횟수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4회에 달한다. 즉, 불펜 방화가 없었다면 적어도 지금의 승수는 5승이 아닌 9승이 됐을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안우진은 묵묵하다. 오히려 자신의 투구 패턴을 바꿔 어떻게든 자신과 팀에 승리를 안겨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우진은 지난 22일 삼성전에서 시즌 최다인 8이닝을 투구했다. 그러면서 장기인 탈삼진은 고작 3개에 그쳤는데 보다 많은 이닝을 던지기 위해 철저히 맞춰 잡는 투구에 주력했던 안우진이다.
안우진은 28일 KIA전을 통해 시즌 15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다. 안우진은 역대 KIA전에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4.24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특급으로 진화한 지난해에는 3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2.25로 달라진 모습이었다. 과연 전반기가 끝나기 전, 안우진이 최대한 많은 승수를 챙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