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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른' 한국, '추락한' 북한 [정전 70년①]


입력 2023.07.26 06:00 수정 2023.07.26 06:0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한국, 유엔 회원국 가운데

수혜국서 공여국된 유일국

북한, 핵·미사일 개발 몰두

식량난 해결조차 난망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한 시민이 전사자명비를 보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어머니, 아버지 얼굴만 바라보며 멀리서 들려오는 대포 소리에 무서워하던 6살 어린이가 이제는 지구촌을 종횡하고 있다."


오는 27일, 6·25전쟁 정전 70년을 맞는 가운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한국의 상전벽해를 이렇게 요약했다.


한국은 유엔 193개 회원국 가운데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된 유일한 국가다.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은 70년 만에 하드파워는 물론 소프트파워에서도 영향력을 뽐내는 국가로 거듭났다.


우리나라는 인구 5000만명 이상,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국가들을 뜻하는 '30·50클럽'에 7번째로 합류했다. 미국·일본·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셈이다.


소총 한 자루도 우리 힘으로 생산하지 못했던 군사력은 재래식 전력 기준, 세계 6위로 올라섰다.


경제력과 국방력 외에도 한국은 문화적 매력으로 세계를 매료시키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우리나라의 문화적 역량과 호감도가 "세계에서 1~2위를 다툰다고 생각한다"며 "동남아든 중동이든 어느 나라에서 정상회담을 할 때 상대방 지도자 표정을 보면 한국을 얼마나 좋아하고 편하게 느끼는지, (자국) 학생들을 얼마나 우리나라에 보내고 싶어 하는지 그 열망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지만, 하드·소프트 파워를 겸비해 나가는 한국은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모색하며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북한의 어린아이들(자료사진) ⓒ세계식량계획(WFP)

지난 70년간 한국이 환골탈태한 사이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표적 불량국가로 낙인찍힌 채 핵·미사일 개발에만 몰두했다.


비대칭 전력 확보로 나름의 군사적 존재감은 확보했지만, 경제 상황은 절망적이다. 한국이 남는 쌀을 어떻게 처리할지 골머리를 앓는 사이, 북한은 만성적 식량난 속 아사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과 식량농업기구(FAO) 등이 최근 공동 발표한 '2023 세계 식량안보 및 영양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 인구의 45.5%(1180만명)가 영양 부족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내전 중인 소말리아(48.7%),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아이티(45%)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영양 부족 인구 비율은 2.5%를 밑도는, 세계 최저 수준이다.


남북이 경제 분야에서 저마다 추구하는 '목표'를 살펴보면 격차는 더 선명해진다. 한국이 반도체·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 기술 역량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면, 북한은 올해 경제 분야 최대 목표인 '알곡 증산'에 사활을 걸었다.


남북 경제 격차는 여타 통계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2년 북한의 주요통계지표'에 따르면, 2021년 북한의 무역 총액은 7억1000달러로 파악됐다. 이는 같은 기간 남한 무역 총액(1조2595억달러)의 0.1% 수준이다.


북한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35조9000억원으로, 동일 기간 남한(2071조7000억원)의 1.7% 수준에 머물렀다. 명목 국민총소득(GNI) 역시 남한(2094조7000억원)의 1.7%인 36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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