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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특수’ 기대반 우려반 [기자수첩-유통]


입력 2023.08.23 07:03 수정 2023.08.23 07:03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중국 정부, 6년5개월 만에 자국민 한국행 단체관광 허가

국내 기업들 유커 모시기 한창…중국 경제 악화에 불확실성↑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뉴시스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가했다. 이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사태 여파로 2017년 3월 이후부터 한국행 단체 비자 발급이 중단된 후 6년 5개월 만이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사드 배치 전인 2016년 807만명에 달하던 중국인 입국자 수는 사드와 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면서 지난해 23만명까지 쪼그라들었다.


시장에서는 올해 중국인 입국자가 300만명에 달하고, 내년에는 2019년 수준인 602만명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국내 유통·여행·화장품·면세 등 관련 업계는 유커 모시기에 한창이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중추절과 국경절이 맞물린 황금연휴(9월29일~10월6일)를 기점으로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보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제주나 지방 도시 일주 등을 위주로 국내 여행 상품을 강화하고 있고, 뷰티업계는 중국 단체 관광객이 주로 방문하는 명동, 홍대 상권 주요 매장 및 유통·면세 채널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중국인 방한 관광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나선 것도 대표적인 예다.


한국은행은 중국 관광객이 100만명 늘어나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08%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 관광객 수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데 있다.


중국은 지난해 말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소비 부진이 이어지면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국면에 진입하며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까지 맞물리면서 경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분기 중국 GDP 성장률은 6.3%로 시장 전망치(7% 초반)를 하회했다. 소비자물가(CPI) 상승률도 –0.3%로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하며 29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체이스는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6.4%에서 4.8%로 낮춰잡았다.


중국 경제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소비 심리도 덩달아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해외여행을 떠나는 중국인들이 생각만큼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설사 온다 하더라도 예전만큼 여행 씀씀이가 클지 미지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의 국내 방문 시 1인당 지출액은 2019년 1632달러(약 214만7700원)으로 미국(1148달러), 일본(758달러) 여행객보다 씀씀이가 컸다.


중국 내 한국행 여행 수요가 예년만 못하다는 점도 변수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해외여행지는 일본, 싱가포르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커 특수는커녕 ‘차이나 리스크’가 대두되고 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해야 한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차이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전략 마련에 적극 나서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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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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