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말8초’ 이어 ‘황금연휴’…추석 기대감↓
콘도·호텔 한 달 새 18,2%, 7.3% 상승
국제유가 상승 물가 오름세 불씨 살려
정부는 여행 장려…내수활성화 효과 그닥
올여름 전부터 휴가 관련 물가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같은 고공행진이 지속한다면 추석 연휴가 6일로 길어졌음에도 지출 부담에 휴가를 포기하는 이들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콘도이용료와 호텔숙박료는 전년 대비 각각 8.5%, 6.9% 상승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각각 18.2%, 7.3% 치솟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1월 5.2% 기록하며 2월 4.8%, 4월 3.7%, 6월 2.7% 점차 둔화하는 양상에도 콘도와 호텔 가격은 꾸준하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콘도이용료는 올 1월 2.0%에서 3월 6.4% 6월 13.4%까지 큰 상승세를 보였다가 지난달 소폭 하락하며 8%대를 기록했다. 호텔숙박료는 연초 12.4%에서 3월 13.7%, 6월 11.1%, 7월 2.0%로 내려갔다가 지난 8월 7% 가까운 오름폭을 그렸다.
휴가 비용과 직결되는 숙박비가 오른 동시에 교통비도 뛰어올랐다. 자가 차량 또는 렌트카를 빌린 운전자가 부담하는 휘발유값 역시 한 달 새 8.3%나 올랐다.
보통 여름휴가 관련 물가 오름세를 보이는 달은 7월 말에서 8월 초 이른바 ‘7말 8초’다. 올해 물가 상승 폭이 전반적으로 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휴가철도 아닌 시기에 관련 물가가 급등하는 모습이다.
이에 기재부 관계자는 “전반적인 물가 둔화 흐름은 유지되고 있으며 추석이 지나고 10월 이후에는 일시적 요인들이 완화되면서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물가 안정 회복을 위해 품목별 가격·수급 동향을 면밀하게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휴가 물가가 급등할 경우 돈 때문에 휴가를 포기하는 이들은 늘 수밖에 없다. 특히 운송수단 물가가 올라가면 부담으로 직결된다.
지난달 택시요금은 1년 전보다 19.1% 상승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1월(21.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시외·시내버스 요금도 동시에 올랐다. 각각 10.2%, 8.1% 오르며 2016년 6월(9.3%), 2020년 2월(11.4%)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대중교통 요금 상승과 더불어 지난달 공공서비스 물가는 지난해보다 1.7% 올랐다. 2021년 10월(6.1%)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휴가비용으로 불리는 관광과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상승곡선을 그리는 원인은 가파른 국제 유가 상승과 일부 계절적 요인 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시장에서 12일(현지시간) 기준 배럴당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이 92.06 달러,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88.84 달러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뚜렷한 오름세를 보이며 관련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추석 연휴와 개천절 사이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연휴 기간에 국내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숙박 할인 쿠폰 30만장을 조기 배포하기로 했다.
다만, 숙박·교통 물가 등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어 정부 대책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황금연휴가 생겼지만 그동안 올랐던 물가 압력이 남아있어 체감 물가는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전반적인 물가 오름세가 다음 달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