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주의보 [기자수첩-유통]

온·오프라인서 가품 활개…피해 사례도 급증세

솜방방이 처벌 비판…소비자 인식 변화도 절실

가품시계.(자료사진)ⓒ강남경찰서/연합뉴스

최근 패션·뷰티뿐 아니라 식품, 전자제품, 장난감 등 다양한 ‘짝퉁(가품)’ 제품들이 더욱 판을 치고 있다.

우리는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쇼핑몰 등 온라인부터 오프라인에서 글로벌 유명 브랜드들의 카피 제품과 짝퉁을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예컨대 각종 포털사이트와 온라인 쇼핑몰에 샤넬에서 판매하는 가방 제품명을 검색하면 수천여개의 비슷한 제품이 나온다. 정부가 운영하는 공영홈쇼핑에서도 위조품 판매 논란이 일었다.

특히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해외 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짝퉁 제품이 흘러 넘친다.

에르메스, 구찌 등 명품 브랜드부터 나이키, 아디다스, 우영미, 빈폴, 헤지스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까지 저렴한 가격에 버젓이 팔리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식재산권 위반 적발 금액은 5639억원으로 전년 대비 2.4배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시계(3205억원)가 가장 많은 금액을 차지했고 그 뒤는 가방(1775억원), 의류(355억원), 신발(145억원) 등의 순이었다.

짝퉁 판매가 급증하면서 피해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2018년부터 올 8월까지 접수된 온라인 쇼핑몰 소비자 피해구제 건수는 1만2545건에 달했다.

이 중 네이버가 3799건으로 30.2%를 차지했다. 쿠팡(2113건), 11번가(1335건), 인터파크(1315건), 티몬(1257건), G마켓(121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의류·섬유 등이 1989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는 정보통신기기(1328건), 문화·오락 서비스(1223건), 가사용품(1151건) 순이다.

명품 플랫폼 내 피해 구제도 607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온·오프라인 시장에 위조 제품이 만연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짝퉁 판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위조 시장 규모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위조 상품을 제작·판매하다 적발되면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실질적인 처벌 수위는 매우 낮은 편이다.

최근 5년간 특허청이 검찰로부터 통보받은 자료를 보면 건별 평균 벌금은 2018년 229만원, 2019년 246만원, 2020년 303만원, 2021년 276만원, 2022년 273만원으로 파악됐다.

또 올 1월부터 8월까지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짝퉁 범죄 건별 벌금 회수액은 356만원에 그쳤다. 벌금을 내는 것보다 위조 상품 제작·유통 등을 통해 벌어들인 범죄 수익이 훨씬 큰 셈이다.

짝퉁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이전에는 진품인지 모르고 짝퉁 제품을 구입했었다면 이제는 스스로 짝퉁을 찾는다.

아무리 정품과 똑같이 만들었다고 해도 짝퉁은 짝퉁일 뿐이다. 짝퉁을 판매하는 사람은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진짜 명품을 사지만 짝퉁을 입고 신고 메고 하는 이들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트리는 꼴이다. 짝퉁은 만들지도 말고 사지도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