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수 프레스토자문 대표,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
2017년 이병철 회장과 권성문 전 대표간 대결 닮은 꼴
다올 “가처분 신청 유감” vs 김 대표 “경영 개선 위한 것”
다올투자증권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꾸준히 지분을 늘려 오던 2대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회계장부 열람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 2017년 일어난 경영권 분쟁이 다시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의 불길이 점점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과 김 대표의 지분 차이가 과거 2017년 경영권 분쟁 당시 권성문 전 KTB투자증권(이후 다올투자증권으로 변경) 회장과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의 경영권 다툼이 일어난 당시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최근 김 대표가 지분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한 데 이어 회계장부 등 열람 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점 또한 이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2대주주인 김기수 대표와 부인 최순자 씨가 지난 3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회계장부 등 열람 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다올투자증권의 주요주주로 떠오른 것을 지난 5월이다. 당시 김 대표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하한가 사태로 다올투자증권의 주가가 폭락한 시점에 이를 대거 사들이면서 지분 14.34%를 확보했다.
김 대표는 자신 명의로 다올투자증권 지분 7.07%를, 부인 최순자 씨 명의로 6.4%, 가족회사인 순수에셋을 통해 0.87%를 나눠 매입했다. 이에 현재 최대 주주인 이병철 회장(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 25.19%)에 이어 2대주주 자리에 앉았다.
이후 지분 취득 4개월 만인 지난 9월에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꿨다. 경영참여는 회사 임원을 선·해임할 수 있고 회사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대표는 투자 목적 변경 및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의 목적에 대해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안하고 회사 경영 상황을 개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 김 대표와 비슷한 지분율을 보유했던 이 회장이 경영권을 확보한 사례가 있는 만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7월 KTB투자증권 부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주주 간 계약에 따라 지분을 5.0%에서 14.0%까지 꾸준히 늘렸다.
이후 2017년 하반기 권성문 회장의 배임·횡령 의혹과 관련된 검찰 조사와 ‘갑질 논란’ 등 구설수가 연신 터지면서 경영권 분쟁이 가시화됐다. 당시 권 전 회장의 지분은 24.28% 수준이었다.
그러다 권 전 회장이 2018년 1월 이 회장에게 주식매각대금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자신의 1324만4925주에(18.76%)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주당 5000원에 총 662억원을 받고 회사를 넘기면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바 있다.
지분이 적었던 주주가 조금씩 지분율을 늘려나가면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 분모가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가처분 신청 등을 두고 김 대표 측과 다올투자증권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양측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김 대표는 기업 지배구조와 인수합병(M&A) 자문 전문가들로 소속된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가처분 신청에 따라 첫 심문기일은 내달 6일로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 51부 심리로 열린다.
김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올투자증권 측이 제공한 자료만으로는 실적에 영향을 준 관련 의사결정 과정이나 부동산 관련 잠재적 위험과 손실 상황을 파악하기 부족했다”며 “이번 가처분 절차를 통해 회사로부터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아 분석한 뒤 회사의 경영 현황 개선을 위해 2대 주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다올투자증권 측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투자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자료를 충실히 제공한 바 있다”며 “추가 자료 열람에 대한 상호 논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처분을 신청한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으로 향후 법적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