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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품' 돼버린 고가 中 가전의 습격... 청소기·TV 추월 어쩌나


입력 2024.02.08 06:00 수정 2024.02.08 06:00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가성비 넘어 '고성능'으로 한국 거실과 안방 침투

'로봇청소기는 무조건 중국' 신조어까지 등장해

TV는 여전히 '가성비' 전략이나 시장 점유율 대폭 늘어

로보락 S8 Pro Ultra 모델.ⓒ로보락

그간 낮은 가격을 앞세워 한국산 제품을 추격했던 중국산 가전이 더이상 '가성비'라는 타이틀을 앞세우지 않고 정면으로 국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중국보다 앞서 오랜 시간 청소기, TV 등을 제조해온 한국 기업들이 중국 공세에 밀리면서 중국산 제품들은 한국 안방 및 거실로 속속 침투하는 중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소형가전업체 로보락에는 아직 출시도 되지 않은 로봇청소기 신제품 S8 MaxV Ultra 출시 일정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는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전시됐던 신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AI(인공지능)이 탑재돼 보이지 않는 곳까지 효율적으로 청소하고 한국 문화권의 바닥 '물걸레' 청소가 특화된 것으로 유명하다.


청소시 사용하는 물이 부족하면 자동으로 물을 채우고, 오염된 물은 자동으로 배출하는 신기능까지 탑재했다. 전작인 S7 모델에서 다소 아쉬웠던 부분이 대폭 개선됐다. 이외에도 로보락은 CES 2024에서 세탁·건조가 한번에 가능한 올인원 세탁기 등 생활가전도 소개했다.


로봇청소기의 경우 식기세척기, 의류관리기와 함께 '3대 이모님'으로 불릴 만큼 최근 필수 가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이 그간 인식하던 '싸고 낮은 품질의 중국산'이라는 인식을 대폭 바꾼 소형 가전이기도 하다. 꽤 비싼 가격이지만, 앞서 언급한 기능들을 탑재해 고성능-고효율을 자랑하고 있는 탓이다. 특히 젊은 부부 사이에선 '필수 신혼가전'으로 꼽히며, 품절 대란까지 일으키고 있다.


로보락 뿐만 아니라 에코백스 등 중국산 로봇청소기도 한국 시장에서 점차 점유율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제는 '로봇청소기는 무조건 중국'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상태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각각 비스포크 제트 봇 AI, 코드제로 R9 등 신형 로봇청소기를 내놓고 있지만,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1위는 중국의 로보락이 차지하고 있다.


CES 2024에 참가한 TCL 부스 내부. 자사 미니 LED TV 기술력에 대한 소개를 볼 수 있다.ⓒ데일리안 임채현 기자

아울러 TV 시장도 가격적 측면에선 다르지만, 점유율 측면에선 앞서 언급한 로봇청소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TCL이 미니LED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TV'로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적 측면에선 삼성-LG전자 제품보다 다소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절반에 가까운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장점이다.


지난해 TCL이 선보인 4K 미니LED TV C845 시리즈는 55인치에서 85인치까지 전 제품이 5분 내 품절되기도 했다. 이에 TCL은 현재 공식적으로 한국에 진출한 상태다. 아울러 '중국산은 AS가 어렵다'는 편견도 뒤집었다. 쿠팡은 자체 AS를 통해 2년에서 최대 3년까지의 무상 수리 보증 기간을 제공 중에 있다. 배송과 설치도 물론 같이 제공된다.


국내 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으며 평준화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하이엔드급이 아닌 중간급의 상품에서의 점유율이 크게 벌어지면서, 수익 악화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하이엔드 제품은 한국과 중국산 격차가 크지만, TV가 아닌 프리미엄 소형 가전의 경우 이미 국산보다 훨씬 고성능을 보유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더이상 중국산 가전을 과거의 '메이드 인 차이나' 개념으로 보는 시대는 갔다고 본다"며 "국내 업체들이 어떻게 국내 시장 및 글로벌 시장을 향해 필수 가전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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