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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내주 독일·덴마크 순방 돌연 순연…고도의 정무적 판단?


입력 2024.02.15 00:00 수정 2024.02.15 00:00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취임 후 해외 순방 일정 연기 처음

대통령실 "민생·안보에 더 집중"

의사단체 총파업·北 도발 이유 들어

대통령실 행정관 이메일 北에 해킹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 1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 탑승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로 예정됐던 독일과 덴마크 순방 일정을 순연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총 16차례 해외 순방에 나섰지만, 순방을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독일 국빈 방문, 덴마크 공식 방문을 위해 상대국과 세부 일정을 조율해왔지만, '여러 요인'을 검토한 끝에 순방 일정을 순연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순방 순연에 따라 경제사절단 방문도 함께 미뤄지게 됐다.


대통령실은 순방 순연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국내 민생 현안에 더 집중하겠다는 대통령의 뜻"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하는 의사단체 총파업 가능성과 북한 도발 가능성 등이 존재하는 민감한 시기인 만큼, 민생과 안보에 더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상대국들과의 조율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독일과 덴마크 측에 양해를 구하고 (방문)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선 정권의 명운을 가를 4·10 총선을 앞두고 야권에 공격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한 '정무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윤 대통령이 설 연휴 이틀 전인 지난 7일 KBS와의 대담을 통해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히면서 관련 사태가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지만, 지난해 12월 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 여사가 독일·덴마크 순방을 계기로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게 정치적 공세를 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게 될 수도 있는 탓이다.


통상적으로 국빈 방문의 경우 대통령과 배우자가 동행하는 게 관행인데 김 여사가 순방에서 빠질 경우 야권이 트집을 잡을 수 있는 만큼, 야권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과거 역대 대통령들도 해외 순방을 순연한 적이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태 여파로 멕시코 순방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미국 순방을,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0년 코로나19 대응을 이유로 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터키 순방을 연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말 영국·프랑스 순방 직전에 대통령실 행정관의 이메일이 북한에 의해 해킹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행정관은 순방 실무 준비 과정에서 대통령실 이메일과 포털사이트 이메일(개인 이메일)을 번갈아가며 사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개인 이메일이 북한 추정 세력에 의해 해킹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출된 정보에는 영국 국빈 방문 일부 일정 시간표와 행사 내용, 윤 대통령의 메시지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이날 "순방 시작 전에 (해킹을) 사전에 포착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했다"며 "대통령실 보안시스템이 해킹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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