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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잎 제거자' 이재명도 재판받는데 '비리 혐의' 현역 컷오프?…"내로남불 전형" [정국 기상대]


입력 2024.02.16 00:10 수정 2024.02.16 00:1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재판 중인 노웅래·기동민·비례 이수진 '컷오프 논의설'

李 "누가 그런 쓸데없는 소리를 하나"…지도부도 "와전"

당내선 사법리스크 형평성 논란…盧도 "명백한 밀실 논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설 귀성인사를 한 후 귀성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내로남불'의 전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리 혐의로 재판 중인 현역 의원들에 대해 컷오프(공천 배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형평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당 안팎에선 "이 대표 역시 대장동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공천 심사 기준이 대체 뭐냐"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대표의 선택적 공천 심사 기준에 '공천 내홍'은 폭발할 조짐이다.


15일 데일리안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표는 지난 13일 의원회관에서 조정식 사무총장 등과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한 언론은 이 회의에서 노웅래·기동민·이수진(비례) 의원 등 일부 현역들에 대한 컷오프 여부를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노 의원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기 의원과 이 의원은 '라임 금품 수수 의혹'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세 의원 모두 "정치검찰의 부당한 기소"라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당 지도부는 '컷오프 논의설'을 부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이 사실관계를 묻자 "누가 그런 쓸데없는 소리를 (하느냐)"라고 말했다. 김병기 사무부총장도 이날 3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관련해 공관위 논의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또 이 대표가 비공개 회의를 통해 세 의원 등에 대한 컷오프 논의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와전된 것 같다. 나는 모르는 사항"이라고 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해당 회의에서 컷오프 논의가 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가 최근 중진급 인사들에게 '불출마 권고 전화'를 돌리고 있는 것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 대표는 연일 현역 물갈이를 암시하는 듯한 '새 술은 새 부대에' '떡잎은 참으로 귀하지만,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라는 메시지를 냈다.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지도부 회의를 통해 현역 의원 컷오프 논의를 했다는 보도와 관련 "당대표와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분으로서 선거를 앞두고 어떤 것이든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는 마땅하다"며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만났는지는 들은 바 없으나, 당의 주요 직위를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절체절명의 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채널과 소통과 이해를 구하고 토론하는 부분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위증교사 의혹, 대장동·위례·백현동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컷오프 논의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장 컷오프 대상으로 거론된 노 의원이 반발하고 나섰다. 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보도된 논의 참여자를 볼 때 최고위원회, 공천관리위원회 등 당의 공천 관련 공식 논의 기구가 아님이 분명하다"며 "이 논의에서 오간 얘기가 마치 확정된 당 지도부의 방향처럼 보도된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고 본다. 이 부분에 대해 당의 공식 입장 표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비공식 모임에 대한 우려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의 공식 회의 테이블이 아닌 비공식 논의 구조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결정적 내용을 논의하고 언론에 알린다면, 이는 명백한 밀실 논의"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도 공천 기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이 대표도 재판을 받고 있는데 다른 현역 의원이 비리 혐의로 재판받는다고 배제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심사 기준이 대체 뭐냐"라며 "선거를 통해 국민적 판단을 받게 해야지 당에서 차단하는 건 옳지 않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도 통화에서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이날 한 방송에서 "과연 이 대표가 사심 없이 자신의 입장과 관계 없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게 항상 제기됐던 문제 중의 하나다. 그게 서서히 불거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 대표는 자신의 문제 때문에 (비리 혐의로 재판 중인 의원들) 공천을 계속 한다면 공천 경쟁에서 뒤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재명은 되고 나는 안 되냐' 이런 얘기가 나올 수 있는데 이게 민주당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라고 지적했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이 대표의 행보를 옹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정치 탄압으로 인한 기소인 데다, 이 대표는 단돈 1원이라도 수수한 게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이연희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사법 리스크에 대한 규정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경쟁력이 훼손되는 부분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고심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대표 검찰·사법 문제에 관련해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단돈 1원이라도 수수한 게 있느냐 여부인데 이 대표한테는 검찰이 아무리 뒤져봐도 1원 하나 받았다는 게 없지 않느냐"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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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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