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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PF·ELS·CFD 위축 ‘삼중고’...수익성 저하 심화


입력 2024.03.06 07:00 수정 2024.03.06 07:0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부동산 경기침체 지속...충당금 부담·펀드 손실액 급증

주가연계증권 발행 반토막…차액결제거래 재개 후 최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증권업계가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과 홍콩H지수 사태 여파로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가연계증권(ELS) 발행량이 급감하고 차액결제거래(CFD) 부문 침체도 나타나면서 부진의 터널이 길어지는 모양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핵심 수익원이 위축되면서 수익성 개선 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8개사(미래·NH·한국·삼성·KB·신한·하나·키움증권)의 작년 4분기 대손비용(대출채권 관련 손실 및 채무보증충당부채 전입액)은 8322억원으로 전년 동기(3448억원) 대비 141% 급증했다.


해외 부동산 손실로 인해 영업외비용도 크게 늘었다. 이들 증권사 8곳의 작년 4분기 영업외비용 규모는 6557억원으로 전년 동기(3243억원)보다 2861억원 증가했다.


김선주 한기평 책임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 기조로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관련 대손비용이 대폭 증가했다”며 “영업외비용에선 해외 부동산펀드 관련 손상차손과 금융상품 판매 관련 분쟁 빈도가 증가하면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업계는 부동산 PF의 한파가 장기화한 가운데 ELS 발행 침체까지 겹쳤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ELS 발행 금액은 원화 기준 9350억원으로 전월인 1월(1조6667억원) 대비 43.9% 감소했다. 전년 동기(2조2020억원) 대비로는 57.5% 급감했다. 한 달 ELS 발행액이 1조원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5월 이후 15년 만이다.


ELS 발행량이 급감한 이유는 2021년 판매된 홍콩H지수 연계 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올들어 주요 은행들이 ELS 판매를 잠정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ELS 판매를 은행에 의존해온 증권사들의 수익성 저하 우려가 제기된다. 통상 은행은 증권사가 발행한 ELS를 신탁 계정으로 편입한 주가연계신탁(ELT) 형태로 판매해왔다. ELS는 증권사들의 대표적 자금 조달 수단 중 하나라는 점에서 자금 조달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6개월 ELS 발행 금액 및 건수 추이.ⓒ금융투자협회

ELS 사태에 앞서 지난해 벌어진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CFD 사태도 현재까지 증권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양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외 CFD 증거금을 포함한 잔고는 1조886억원으로 CFD 계좌를 악용한 ‘라덕연 사태’ 전인 지난 3월 말 잔고(2조7697억원) 대비 60.7% 감소했다.


증거금을 제외한 잔고는 533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5277억원으로 CFD 거래가 재개된 작년 9월 1일(6820억원) 이후 최저치를 찍은 뒤 바닥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CFD는 증거금만 내면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주식 가격변동 위험에 투자해 차액을 얻을 수 있는 장외 파생상품이다. 차입(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어 인기를 끌었지만 지난해 4월 주가 조작 세력의 통로로 지목되고 증권사들이 CFD 거래를 중지하면서 잔고가 줄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올해도 증권사들의 부동산 관련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ELS 사태 등 파장도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다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등이 견조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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