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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계 아카데미’ 점령한 K-푸드, 글로벌 입맛 훔쳤다


입력 2024.03.27 11:45 수정 2024.03.27 11:48        김지현 기자 (5479wlgus@dailian.co.kr)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서울 개최

라면부터 냉면까지 다양한 한식 선보여

‘소주’ 카테고리 신설… 현장 반응 ‘후끈’

“농업-관광-한식 연결고리 만들어야”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행사 현장 ⓒ농림축산식품부

“각 나라의 음식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한다. 우리는 새로운 음식을 시도함으로써 다양성을 배우고 열린 마음을 경험한다.”


미식계 아카데미 상이라 불리는 ‘2024년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Asia’s 50 Best Restaurants)’ 행사가 23일부터 27일까지 서울에서 열렸다.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은 영국 윌리엄 리드 사(William Reed 社)가 글로벌 미식 오피니언 리더들 투표를 통해 아시아 50대 레스토랑을 선정하는 행사다. ‘미쉐린 가이드’와 함께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미식 평가 가이드이다.


2013년 시작돼 싱가포르와 방콕, 마카오 등 아시아 주요 관광도시에서 시상식을 진행해 왔다. 올해 행사는 K-푸드의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국내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됐다.


팬데믹으로 몇 년간 중단했던 행사를 재개하면서 현장은 기대로 가득 했다. 전 세계 미식계 오피니언 리더들은 한데 모여 한식에 대한 열띤 토론을 펼쳤다.


행사는 ‘환영 만찬(Welcome to City Dinner)’, 미식계 화두에 대해 논의하는 ‘베스트 50 톡(#50 Best Talks)’, 개최지의 미식을 선보이는 ‘셰프의 만찬(Chefs’ Feast)’, 올해 아시아 지역 최고의 50개 레스토랑을 발표하는 ‘시상식’ 등으로 꾸며졌다.


각지에서 모인 800여 명의 셰프와 심사위원, 미식가 등은 이번 행사 후원사 농심이 선보인 ‘한강 신라면’부터 현장에서 직접 제공한 ‘냉면’까지 다채로운 한식을 맛봤다.


송미령 장관이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행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입말 음식부터 사찰 음식까지…한식 매력 선보여


26일 열린 ‘베스트 50 톡’에서는 하미현 연구가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한국의 ‘입말 음식’에 대해 소개했다.


하 연구가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해먹고 입으로 레시피가 전해진 ‘입말 음식’에는 그 지역의 삶과 정신이 깃들어있다”며 “봄이 오면 향긋한 쑥 요리를 먹는 것처럼, 언제 어떻게 해 먹어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지 그 지역만이 가진 독특한 레시피 문화를 소개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윤 서울의 김도윤 셰프가 한국의 면 음식을 소개하며 냉면을 선보였다. 그는 전복과 홍합 등의 식재료를 하나하나 말려 육수를 내고 녹두와 콩을 갈아 면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자칫 심심할 수도 있는 냉면이란 음식에 감칠맛과 향을 주고 싶어서다.


현장 반응은 뜨거웠다. 행사에 참석한 각국 사람들은 차가운 면 요리가 생소한 듯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슴슴한 맛과 깊은 맛이 공존하는 냉면을 맛보고는 금세 한 그릇을 뚝딱 비워냈다.


한식진흥원도 이번 행사 개최를 기념해 발효음식, 고기 문화, 사찰음식 등 다채로운 식재료를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는 한식 워크숍을 동시 진행했다.


한식 워크숍은 24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됐다. 정관 스님부터 2020년 아시아 최고의 여성 셰프 타이틀을 따낸 조희숙 셰프까지 나서 한국 음식의 전통과 문화를 소개했다.


조희숙 셰프가 한식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한식진흥원
한식·한국 술 ‘열띤 호응’…한식당 4곳 순위 올라


27일에는 시상식에 앞서 리셉션(연회)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국의 미쉐린 스타급 셰프들과 떠오르는 영(young) 셰프들은 한우와 전복, 봄나물 등의 한국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을 제공했다.


또 이번 행사에는 ‘소주’ 카테고리가 새롭게 개설됐다. 국내에서 처음 개최된 만큼 주최 측의 강한 의지로 한국 술 카테고리가 추가된 것이다.


리셉션에 참가한 이들은 소주와 제철 한식을 즐기며 다가올 시상식에 대한 부푼 마음을 잠시 내려놓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도 함께했다. 송 장관은 우리나라 쉐프들과 인사를 나누고 격려를 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참석해 다양한 요리를 맛봤다.


드디어 시상식이 열리고 참가자들의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현장을 가득 채웠다. 시상식 결과 밍글스(13위), 세븐스도어(18위), 온지음(21위), 모수(41위) 등 국내 한식당 4곳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1위에는 일본 도쿄의 프렌치 레스토랑 세잔느가 올랐다


송미령 장관은 “새로운 맛과 즐거움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고 영어로 축사를 시작했다.


이어 “K-푸드 열풍에서 느낄 수 있듯 한식은 길거리 음식부터 궁중 음식까지 스펙트럼이 넓고 다양하다”며 “오늘 행사를 계기로 참석하신 모든 분이 한식의 매력을 충분히 만끽하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행사에서 송미령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관광-한식 연결고리로 경쟁력 강화해야”


농식품부는 이번 행사가 한국이 세계적인 미식 관광지로서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외식업계 관계자와 영 셰프들에게는 한식과 외식산업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동기 부여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K-푸드를 향한 세계적 관심이 쏠리는 상황 속 농업-관광-한식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생태계를 더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송 장관은 “전세계적으로 한류열풍이 뜨거운 가운데 한식은 대표적인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며 “한식의 인기가 계속될 수 있도록 인력 양성과 인프라 강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는 게 정부의 첫 번째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 시장 권역별로 차별화된 홍보를 통해 우리 한식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농업과 관광, 한식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생태계를 더 확장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장 단체 사진(왼쪽부터 온지음 박성배 셰프, 조희숙 셰프, 한식진흥원 임경숙 이사장, 농식품부 송미령 장관, 온지음 조은희 셰프, 농식품부 양주필 식품산업정책관)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과 오세훈 시장 등이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을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김지현 기자 (5479wlgu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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