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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안 나는 배터리가 있다? ‘꿈의 배터리’가 온다


입력 2024.03.31 06:00 수정 2024.03.31 06:00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리튬이온보다 배터리용량 확대로 주행거리 증가·화재 위험성↓

고체 전해질 재료, 황화물계·산화물계·고분자계

전세계 전고체 배터리 시장, 2027년 약 4억8250만 달러

삼성SDI 황화물, SK온 하이브리드, LG엔솔 황화물·고분자

삼성SDI 전고체배터리.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최근 전기차 시장의 ‘캐즘(대중화 이전 일시적 정체기)’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불이 나면 쉽게 진압할 수 없다는 점도 시장을 확대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때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가 있는데 왜?


이미 시장에는 리튬이온배터리가 있는데 왜 전고체 배터리가 필요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리튬이온배터리의 최대 단점인 배터리 용량과 화재 위험성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질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전해질은 액체 상태다. 액체 전해질은 외부 충격이나 변형으로 분리막이 손상되면 화재·폭발의 위험이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로 바뀌면서 분리막이 사라지면서 이 위험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분리막이 필요 없어지고 전체적인 배터리의 부피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에너지 밀도도 리튬이온배터리보다 2배가량 높아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주행거리가 확대됨은 물론, 자율주행의 데이터 처리를 위한 전력 소비도 감당할 수 있게 된다. 배터리 개수 자체를 늘리는 것도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지만 한정된 공간과 무게 때문에 한계가 있다.



리튬이온배터리(왼쪽)와 전고체배터리의 구조ⓒ삼성SDI

고체 전해질 재료는 크게 황화물계, 산화물계, 고분자계로 분류된다. 이 중 황화물계가 가장 우수한 소재로 알려져 이 방식으로 국내 배터리 3사 개발 중이다.


황화물계는 이온 전도성과 계면 저항 특성 등 고른 장점이 있다. 하지만 수분에 취약해 습기에 노출되면 가스를 발생시킨다. 산화물계는 안정성이 높지만 이온 전도성이 낮고 고온 열처리 공정이 필요해 배터리의 대면적화와 대량 생산이 쉽지 않다. 고분자계는 생산과 가공이 쉽고 세라믹 전해질보다 가볍지만 이온 전도성이 낮다.


글로벌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전세계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연평균 34.2%씩 성장해 2020년 약 6160만 달러에서 2027년 약 4억825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2020년 약 292만 달러에서 3229만 달러로 연평균 41% 성장이 전망된다.


다만 전고체 배터리도 아직 풀어가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아직 수명이 낮고 가격이 비싼데다 고체로 이뤄져 있다는 특성 때문에 배터리 내부의 ‘저항’이란 측면에서는 불리하다. 배터리가 충·방전을 거듭하면 양·음극의 부피가 팽창과 수축을 하게 된다. 기존 액체 전해질은 전기적 접촉을 유지시켜주지만, 고체는 이런 부피 변화에 의해 내부에서 틈이 생겨 전기저항이 증가해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감소시킨다.



동일 용량에도 리튬이온배터리(왼쪽)보다 크기가 작은 전고체 배터리. ⓒ삼성SDI

이에 국내 배터리 3사도 전고체 배터리를 차세대 배터리로 낙점하고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산 목표 시기는 삼성SDI는 2027년으로 황화물계 기준 가장 빠르다. 지난해 말 ASB사업화추진팀을 신설해 샘플을 생산하는 등 전고체 배터리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인터배터리 2024’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구체적인 양산 로드맵을 최초 공개했다. 현재 양산 중인 각형 배터리보다 약 40% 가량 향산된 에너지 밀도 900Wh/L의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SK온은 일종의 하이브리드 유형인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와 황화물계라는 두 가지 종류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두 종류 모두 2026년 초기 단계의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8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까지 대전 배터리 연구원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본격적으로 상용화를 추진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분자계는 2026년, 황화물계는 2030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들도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 토요타와 폭스바겐은 2025년 양산, 현대차와 BMW는 2025년 시범 생산 및 2030년 양산, GM은 2030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두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와 배터리 업계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힘을 모으고 있다. 정부는 2028년 개발 목표로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에 1172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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