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26·샌프란시스코)에 이어 이번에는 김하성(29·샌디에이고)이 쏘아 올렸다.
김하성은 1일(한국시각)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펼쳐진 ‘2024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5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회말 3점 홈런을 터뜨렸다.
6-0 크게 앞선 2회말 2사 1,3루 찬스에서 두 번째 타석을 맞이한 김하성은 샌프란시스코 선발 제프리스의 초구 체인지업(141km)이 가운데로 몰리자 잡아당겨 왼쪽 담장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 타구는 시속 159㎞, 비거리 109m.
‘2024 서울 개막시리즈 2경기 포함 올 시즌 6경기 만에 터진 첫 홈런이다. 개인 통산 MLB 37호. 전날 이정후가 MLB 데뷔 홈런(타구속도 168km, 비거리 124m)을 터뜨린 지 하루 만에 쏜 홈런이다.
김하성은 앞선 타석에서도 안타를 뽑았다. 2-0 앞선 1회말 1사 2루에서 3루 방면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캄푸사노의 홈런 때 홈을 밟았다.
끝이 아니었다. 이후 볼넷과 삼진을 기록한 김하성은 12-4 크게 앞선 8회말에는 2루타를 뽑았다. 사실상 게임을 포기한 샌프란시스코가 내야수 타일러 피츠제럴드를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김하성은 시속 80km대 느린 공을 받아 쳐 중견수 방면 2루타를 만들었다. 이후 캄푸사노 적시타가 터지면서 홈을 밟았다.
김하성은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 1볼넷으로 중심 타자다운 활약을 펼쳤다. 타율도 0.273(22타수6안타)까지 끌어올렸다. 이정후는 이날 1번 타자(중견수)로 나서 볼넷 3개를 골라냈다. 2타수 무안타(1삼진)으로 타율은 0.286으로 떨어졌다. 데뷔 첫 무안타 경기다.
개막 4연전에서 이정후와 김하성이 한 경기장에서 나란히 선발 출장해 타격 맞대결을 펼쳤는데 공격에서 이정후가 더 빛났던 것이 사실이다. 김하성이 이정후의 안타성 타구도 몇 차레 잡는 등 화려한 수비 능력을 뽐냈지만, 상대적으로 가렸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김하성은 자신보다 이정후가 먼저였다.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시절부터 ‘후배’ 이정후와 매우 가깝게 지냈던 김하성은 이정후의 빅리그 진출 전에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 정후는 오면 된다”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적’으로 만나게 된 개막전 전날 저녁에는 감자탕을 함께 먹었고, 개막 첫 경기에서 이정후가 주루사로 물러나자 “신경 쓰지 말아라. 괜찮다”고 격려도 해줬다. 이정후는 김하성의 한마디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개막전을 마친 뒤에도 바비큐를 함께 하며 빅리그 적응을 돕는 조언도 이어갔다. 이정후가 데뷔 홈런을 때린 후에는 “너무 잘했다. 나는 천천히 터지는 스타일”이라며 후배의 맹활약을 더 기뻐했다.
그리고 이날 스리런 홈런 포함 3개의 안타를 뽑으며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날 만큼은 한국 야구팬들의 주인공은 이정후가 아닌 김하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