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초기 이후 지분율 최대
삼전·하이닉스 매집…증시 내 영향력↑
밸류업 추진에 중장기적 자금 유입 기대
올 들어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되며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비중도 연일 불어나고 있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증시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2일 종가 기준 34.84%로 집계됐다. 코스피 전체 시총 2676조468억원 중 외국인 보유 물량의 시총은 822조4638억원으로 나타났다. 보유 비중이 연초(32.72%) 대비 2% 이상 불어나며 35% 돌파를 앞두고 있다.
외국인 시총 비중이 35%를 상회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2021년 5월17일(35%)이 마지막으로 3년 만에 최고치에 달하고 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고 고(高)배당 정책으로 주주환원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금융과 자동차주 등에서 외국인 시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종가 기준 동양생명의 외국인 지분율이 83.19%로 가장 높았고 S-Oil(78.69%)과 KB금융(75.63%), 삼성전자 우선주(75.63%), 락앤락(74.87%), 하나금융지주(70.51%) 등도 지분율이 70%를 넘어섰다.
통신주의 경우 외국인 한도소진율 90% 내외를 형성할 정도로 눌러 담고 있다. 같은 날 기준 KT와 SK텔레콤의 한도소진율은 각각 92.70%, 86.84%로 집계됐다.
현행 제도상 외국 자본에 의한 지배를 원천적으로 막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이 되는 기업의 경우 취득가능 비율을 설정하고 있는데 제한된 환경에서도 취득 가능한 주식을 긁어 모으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도 대거 매집하며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6조6006억원, 1조6615억원 순매수 했다.
그 결과, 외국인 보유 주식수로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가장 높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33억33만2230주를 보유 중으로 SK하이닉스도 3억9834만6590주나 가지고 있다. 지분율도 각각 55.57%, 54.69%에 달한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은 계속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계획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에 기여해 중장기적 자금 유입 유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다.
다만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의 결과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평가된다. 제 22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꾸려지더라도 유권자 내 투자자 비중이 높은 만큼 낮은 주주환원율 해결을 위한 정부 의지에 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이) 복잡한 거래 제도와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미약한 가계의 금융 시장 자금 공급 등 외국인 투자자의 불신 요인을 제거해 한국 경제의 고밸류 체질 전환을 지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