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이후 첫 민생행보…물가 점검
尹 "물가 잡기 위해 총력…기다려 달라"
취임 2주년 맞은 10일 별도 기념식은 생략
기자실도 '깜짝 방문'…소통 확대 약속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은 10일 별도의 기념식을 생략하고 서울 청계천과 영천시장을 방문해 민생 현장을 직접 살피며 시민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특별한 축하 행사보다 현장 행보를 통해 국민의 삶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이 외부 민생 행보에 나선 것은 여당의 4·10 총선 참패 이후 처음이다. 전날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 물가를 잡는 데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약속한 지 하루 만에 현장으로 달려간 것이다.
이날 일정엔 김주현 민정수석과 박춘섭 경제수석이 동행했는데, 대통령실은 "민심을 세심히 살피고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점심 시간에 중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먹은 뒤 청계천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청계천을 산책하던 젊은 직장인들과 만나 "요즘 외식 많이 하시느냐"고 물으며 외식 물가 동향을 살폈다. 한 시민이 "물가가 너무 올라 힘들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부모님을 따라 청계천에 놀러 온 아이와 사진을 찍으며 "용산 어린이 정원에 놀러오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서대문구 영천시장을 방문해 장바구니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상인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정육점과 생선·채소·과일 점포 등을 방문해 직접 가격을 묻고 장을 보며 장바구니 물가를 점검했다.
한 수산물 가게 상인이 "(카드) 수수료율이 너무 비싸다"고 하소연하자, 윤 대통령은 동행한 박춘섭 경제수석에게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90세 어르신이 채소를 판매하는 상점을 찾았다. 어르신이 "한국전쟁 때 남편이 전사했는데 유공자로 인정받는 과정이 까다로워 결국 유공자 인정을 받지 못해 평생 어려운 형편 속에 지냈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도와드릴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라"고 참모에게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시민들에게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고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시민들과 격의 없이 소통했다. 상인들이 "건강하세요"라고 거듭 외치자, 윤 대통령은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13일 경남 사천 삼천포용궁수산시장 방문 이후 58일 만에 전통시장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간 20차례 이상 전통시장을 방문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현장 일정을 마치고 용산 대통령실로 돌아온 윤 대통령은 예고 없이 기자실을 방문해 약 5분간 출입기자들을 만나며 소통 기회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질문 기회를 얻지 못한 기자들의 아쉬움을 전해 들었다며, 앞으로 서너 달에 한 번 정도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다음 주에는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생토론회도 재개된다. 윤 대통령은 전날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다음 주부터 민생토론회가 다시 시작이 될 것"이라며 "경북·전북·광주·제주는 아직 못 갔는데 곧 네 군데도 가서 민생토론회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