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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숙 입주 못합니다”…수분양자들 분양 취소 집단소송 확산


입력 2024.06.03 08:35 수정 2024.06.03 08:35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수분양자 1000여명, 시공사·시행사·분양대행사에 소송 제기

“거주 불법인데 사기분양에 속았다…이행강제금 처분 뻔해”

건설업계 “시공사가 사기분양에 직접 가담했다고 보긴 어려워”

생활형 숙박시설 수분양자들이 제기한 분양 취소소송이 건설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생숙의 실거주가 막히게 되자 입주를 앞둔 수분양자들이 사기분양을 이유로 분양계약을 취소해달라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한국레지던스연합회

생활형 숙박시설 수분양자들이 제기한 분양 취소소송이 건설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생숙의 실거주가 막히게 되자 입주를 앞둔 수분양자들이 사기분양을 이유로 분양계약을 취소해달라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3일 한국레지던스연합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준공을 앞둔 생숙의 수분양자 1000여명이 시행사와 시공사, 분양대행사를 상대로 분양계약 취소를 요구하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래연 관계자는 “잔금 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 곳들을 중심으로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며 “소송에 참여하는 수분양자 수도 앞으로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때 집값 급등기에 아파트 대체제로 인기를 끌었던 생숙은 2021년 정부의 숙박업 신고 의무화 규제 이후 주거용으로 거주가 불가능해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정부는 거주를 위해 분양받은 수분양자를 위해 이행강제금 부과 처분을 올해 말까지로 유예하고 숙박업 신고 및 용도변경을 독려하고 있으나, 수분양자들은 현실적으로 공시가격의 10% 수준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 처분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거주 목적으로 분양받은 만큼 숙박업으로 활용하기가 어렵고, 물리적으로도 주거용 오피스텔의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수분양자들은 분양 당시 생숙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주택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주거용 상품인 것처럼 홍보하는 등 과장 및 거짓 광고를 주장하며 분양대행사를 비롯해 시행사와 시공사에 책임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서울 강서구 마곡동 ‘롯데캐슬 르웨스트’ 수분양자들이 시행사 마곡마이스PFV, 시공사 롯데건설, 분양대행사 태원씨아이앤디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경기도 안산시 성곡동 ‘힐스테이트 시화호 라군 인테라스’ 수분양자들이 MTV반달섬C1개발PFV, 현대건설, 미래인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외에도 ‘부산송도유림스카이오션더퍼스트’, ‘해운대에비뉴’, ‘구리더리브드웰’, ‘한화포레나천안아산역’ 등 전국 각지의 생숙 수분양자들이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한 생숙 수분양자는 “분양 당시 생숙은 숙박 사업자를 등록하고 위탁사를 통해 장기 숙박 개념으로 실거주가 가능하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설명을 하면서 거주가 가능한 것처럼 속여 판매했다”며 “그런데 분양을 받고 보니 생숙에서 거주하는 것이 불법이고 이행강제금을 물어야 한다고 한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수분양자도 “생숙이 위험한 상품으로 취급당해 금융권에서도 대출한도를 축소하고 있어 잔금 납부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마이너스 피로 매도하려고 해도 팔리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건설사들은 시공을 했을 뿐이라서, 사기분양에 대한 책임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견본주택이나 분양 행정에 대한 업무를 건설사가 대행을 했을 수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시행이나 분양 업무에 큰 관여를 했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원인을 따져보자면 생숙의 용도를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허가를 내준 지자체의 책임도 따져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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